미국에서 가장 작은 주 로드아일랜드의 뉴포트는 예로부터 ‘리조트의 여왕(The Queen of Resorts)’으로 불렸다.
100여년 전 미 부호들이 유럽의 왕족들이 살던 궁전처럼 지은 호화 맨션이 즐비한 휴양도시 뉴포트는 미 역대 대통령들이 여름철 휴양지로 애용했던 곳이기도 하다.
뉴포트의 작은 교회에서 존 F. 케네디와 재클린 오나시스 케네디가 결혼식도 올렸다.
◇역사=1639년 설립된 뉴포트가 보스턴이나 뉴욕보다 더 오랜 역사의 향기를 품는데는 이유가 있다.
뉴포트는 일찍이 문화·종교·정치적인 피난처로 출발했다. 1639년 영국인 퀘이커 교도와 유대인 정착민들이 설립한 뉴포트에는 정치적·종교적 자유를 갈망하는 이들이 모여들었다.
1800년대 이후, 대서양과 면한 뉴포트는 시원한 여름 별장을 찾아오는 부호들이 등장한다.
존 F. 케네디와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뉴포트를 ‘여름철 백악관’으로 애용했으며, JFK와 재클린 부비에는 1953년 9월 12일 뉴포트의 세인트메리처치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1930년대부터 50여년간 매년 여름 뉴포트에서는 요트대회 아메리카즈 컵이 열리며, 미 포트 축제와 재즈 축제가 이어졌다.
◇맨션 투어=돈은 많고, 에어컨은 없던 시절 미국의 대부호들은 뉴포트에 경쟁적으로 별장을 짓기 시작했다. 별장의 모델은 유럽풍의 건축양식이었고, 유럽의 왕궁처럼 호화로운 미국식 궁전이었다.
대서양이 내려다보이는 뉴포트 벨레뷰 언덕은 바로 풍수가 딱 들어맞는 지역이었던 것이다. 5개 맨션투어 티켓 $31(어른), $10(어린이 6-17세). www.newportmansions.org
▶브레이커즈(The Breakers): 미 철도왕 코넬리우스 밴더빌트가 1895년 13에이커의 대지에 지은 이탈리안 르네상스 스타일의 별장. 볼룸을 비롯한 70여개에 달하는 방이 있다.
▶샤토 쉬르 메르(Chateau-sur-Mer): 불어로 ‘바닷가 위의 성(城)’이라는 뜻의 이 맨션은 1852년 중국 무역상을 위해 지어진 저택이다. 중국 스타일의 달 모양의 문, 정원 등을 구비.
▶엘름즈(The Elms): 필라델피아의 석탄부호 에드워드 버윈드가 10에이커의 부지에 프랑스 성(城) 아스니에르를 본떠서 지은 여름 별장. 1901년 완공됐을 때 총 건축비는 140만 달러였다.
▶마블하우스(Marble House): 50만개의 큐빅대리석을 사용한 호화 별장. 1892년 ‘철도왕’ 밴더빌트의 손자인 윌리엄이 부인 알바의 39세 생일을 기념해 건축한 여름 별장이다. 건축비 1100만 달러 중 700만 달러가 대리석 비용이었다.
▶로즈클리프(Rosecliff): 1902년 네바다주 은(銀) 재벌의 상속녀 네시 오엘리치가 프랑스의 베르사이유 궁전의 그랑 트리아농을 본따 지은 맨션. 영화 ‘위대한 개츠비’에서 로버트 레드포드가 미아 패로를 위해 파티를 열던 맨션이 바로 이 곳이다.
▶아스터 비치우드(Astor’s Beechwood Mansion)=빅토리아시대 뉴욕의 부호 아스터 가문이 여름을 보내던 별장.
◇클리프워크=대서양 바람을 맞으며 벼랑길을 걷는다.
메모리얼 블러바드의 이스턴비치에서 오션드라이브의 베일리비치까지 3.5마일이 되는 바닷가의 벼랑길 곳곳에서 야생조류와 야생화를 감상하며, 브레이커스, 로즈클리프 등 철장 너머 부호들의 맨션을 살짝 들여다 본다.
때로는 포장된 길을, 때로는 굽이굽이 바윗길을 걷다가 간간이 오픈해 놓은 저택의 뒷동산이나 벼랑 끝에서 휴식을 취해도 좋다. 클리프워크의 중간 지점인 나라간셋 애브뉴에는 40개의 계단길을 내려가 벼랑 아래 바닷가로 내려갈 수 있는 ‘40 스텝’이 있다.
◇트리니티 처치=1726년 세워진 하얀 첨탑 교회에는 티파니사에서 제작한 스테인글래스가 있고, 헨델이 연주했던 오르간을 볼 수 있다(Queen Ann Square 401-846-0660).
◇잘 곳=관광객이 몰리는 여름철 주말에는 2∼3박을 요하는 호텔이 많다. 부둣가의 매리엇호텔은 1박 $450 이상으로 뉴욕 못지않게 비싸다.
오랜 역사가 있는 도시인만큼 빅토리아풍의 하우스를 개조한 ‘베드 앤 브렉퍼스트(B&B)’에 묵는 것을 추천할만 하다.
아침 식사를 제공해 편리하다. 우아한 영국풍의 인테리어가 로맨틱한 ‘투오로파크 인’이나 벨레뷔 애브뷰 인근의 ‘올드비치 인’도 체크해볼 만하다. www.newportinns.com.
◇먹을 곳=아메리카스 컵이 열렸던 부둣가(wharf) 주변에는 레스토랑 의류, 기념품 등 숍이 즐비하다.
레스토랑 ‘블랙펄’은 보웬즈 와프에 있는 뉴포트에서 가장 이름난 식당.
특히 조개수프 클램차우더(Clam Chowder)가 이 집의 명물이다. 주말에는 30분∼1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다. 크라상 위 랍스터샐러드($18.50), 홍합찜($16.50) 등 대부분의 요리가 훌륭하다. 냉동 클램차우더를 테이크아웃도 할 수 있다. www.blackpearlnewport.com. 401-846-52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