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나' 군의 우리가족 여행기-2] 새파란 호수 '오매~ 물감 들겠네'
LA에서 옐로우스톤까지…첫 야영지 'Bear Lake' 서 캠프파이어 '못잊어'
처음 예정대로라면 15Fwy 호수 중간지점에서 84Fwy - 80Fwy - 189 - 191번 도로를 타고 와이오밍주에 진입 Jackson으로 갈 예정이었지만 이 길이 무지 지루하고 볼 것도 없다는 말이 생각나 Idaho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솔트레잌 호수 북쪽 Brigham에서 동북쪽으로 91(89)를 따라 올라가니 Cache National Forest로 들어 선다. 초입부터 숲도 우거지고 개울이 흐르는 주변 풍경이 사막길을 달려 온 기분을 풀어 준다.
# 호숫가의 캠핑장
첫날 밤을 지낼 Bear Lake이 가물가물 보이는 산 정상에 도착하니 해발 9029Ft. 여기서부터 내리막 길을 달려 호수가 훤히 보이 View Point에 도착하니 해발 7810Ft.
우선 캠프장부터 정해야 안심이라 눈을 돌리니 바로 옆에 Sun Rise Camp Ground 입간판이 보인다. 사용료 하루 15달러. 숲도 울창하고 분위기 만점. 무조건 들어가 빈자리부터 찾는데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캠프장을 한바퀴 돌다 보니 그나마 괜찮은 자리가 비어 있다. 우선 차부터 들이 밀고 아이스 박스를 꺼내 탁자 위에 놓으니 임자있다는 표시.
다시 입구로 나와 사용료를 봉투에 넣고 용지 옆은 찢어서 보관하고 포스트 통에 넣어야 한다. 찢은 쪽지에 이름을 써서 캠프 사이트 앞 말뚝에 걸어 놓으니 오후 3시 34분. 무려 849마일에 중간 둘러 보고 쉰 시간 포함해서 18시간 34분을 달려왔다.
# 변덕스런 날씨
캠프장에서 이른 저녁을 해 먹고 Bear Lake 구경에 나섰다. 남북으로 20마일 동서로12마일쯤 되는 호수에 요트를 즐기는 사람들로 붐빈다. 물 색깔은 산에서 흘러 내려 맑다 못해 그야말로 파란 물감. 호수를 둘러 싸고 모텔과 캐빈이 즐비하다.
해가 떨어지니 기온도 50도로 급강하. 캠프장 관리인이 파는 장작을 사서(1묶음에 5달러 하루 저녁 충분) 캠프파이어 불을 붙였다. 숲속의 공기는 그야말로 천연 사이다 맛이고 분위기 만점.
18시간을 운전한 탓에 일찍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잠을 청하는데 바람소리가 심상치 않다. 새벽 2~3시쯤됐을까 비 오는 소리가 요란하다. 혹시나 해서 텐트 위에 방수(비닐)플라이를 한겹 더 쳤기에 다행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언제 비왔던가 새파란 하늘에 햇빛도 쨍. 높은 산의 날씨는 정말 예측불허다. 그래도 새벽 공기가 쌀쌀한게 50도 이하인게 분명하다. 추워서 장작을 때려고 보니 다 젖어 있다.
뜨거운 스프로 몸을 풀고 View Point 안내소에 들르니 볼만한 곳을 소개하는 안내판에 20마일 쯤 지나면 동굴이 있단다. 안 가볼 수 없지.
# 신비한 동굴 탐험
89번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10마일쯤 가니 동굴로 통하는 길. 캠핑장이 도로 옆 냇가를 따라 죽 늘어서 있다. 꽤 꼬불거리는 산길을 따라 오르니 호수랑 동네가 발 아래다.
드디어 Minnetonka 동굴. 1인당 입장료 5달러. 입구가 초라해 과연 5달러 값어치를 할 수 있을까 의심이 든다. 20명 이상이 모여야 동굴 입장이 가능하다는데 벌써 여러명이 와 있다. 안내하는 가이드를 따라 동굴입구에 들어서니 얼굴을 스치는 서늘한 공기. 예사롭지 않다.
넓고 좁은 통로와 수많은 계단. 곳곳에 있는 종유석이 장관이다. 물고기 모양의 화석도 돌 사이에 붙어 있다. 설명 듣고 구경하는데 왕복 1시간30분. 어린이들에겐 교육적인 장소고 충분히 다녀 올만한 코스다. 포인트마다 전기불이 있지만 각자 플래시를 준비하면 더 좋다.
# 버팔로 저키와 사슴 뿔 아치
동굴 구경을 마치고 호숫가를 낀채 89번 도로로 북상. 호수 중간부터 아이다호 주 경계를 넘어선다. 주변 풍경 또한 여행 떠난 기분 만끽하기엔 나이스.
30번 도로와 갈라지는 지점을 지나니 길가에 웬 한국식 비슷한 포장마차. 비프 저키를 판다고 써 붙였다. 호기심 겸 잠깐 쉴 겸 차를 세우니 시골농부같은 영감님이 반긴다. 맛보라고 주는 비프 저키. 아니 비프가 아니고 버팔로 저키와 엘크 저키란다. 맛도 단맛부터 매운맛까지 골고루. 진공포장 1봉지에 12달러 2개 사면 20달러. 잔돈 꺼내는 주머니에서 돈이 수북히 나온다. 잘 팔리는 모양이다.
15마일을 계속 북상 드디어 와이오밍에 들어선다. 35마일 지나니 Afton이란 동네. 일요일이라서 인지 주유소외에 가게는 모두 문 닫았고 오가는 차량은 고사하고 사람 그림자 보기도 힘들다.
동네 입구에 멋진 아치. 가까이 가 보니 온통 녹용이다. 그냥 봐도 4차선은 됨직한 도로 이편부터 저쪽까지 사슴 뿔로 동네를 소개하는 아치를 세운거다.
도로 오른쪽 왼쪽으로 잘 꾸며진 농장지대를 지난다. 65마일쯤 가니 Alpine이라는 동네를 넘어서니 아래로 아득히 보이는 계곡 밑으로 래프팅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