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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언어의 침전

New York

2019.01.1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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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로운 시간은

일월 한 때

허공을 날던 두발을

땅에 내려놓을 때



내가 설 자리

겸손히 읽는 사이

해는 벌써 솟아올랐고

시간은 미끄러진다



몸에 자욱하게 번져오는

아름다움을 불러본다

모아진 입술 사이로

새어 나오는 얼굴들

맺힌 기억의 순간들을 이어

조각보를 잇는다

조심스레 그 끝을 끌어당긴다

예쁜 순간들이 뿜어내는

신선한 광채는 한데 엉겨

흰 빛을 발한다

눈부시다

들이마신다.



차분한 일월

따스한 온기

가벼운 납 구두 신고

언어의 침전물을 건져야 할 때 !


정명숙 / 시인·롱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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