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9일 오후 5시 30분쯤 워싱턴 DC 바로 위에 있는 Baltimore공항에 도착하니 억수 같은 비가 내린다.
여간 해서 이런 비 구경을 보지 못하다가 마치 멀리 이국에 온 느낌이다.
Virginia주의 Mt. Roger까지는 대략 400마일이 약간 넘는 거리이니 오늘 중으로는 당도 하는 것을 포기했다. 아예 느긋하게 마음을 먹고 50마일 정도 하향하는 것으로 오늘의 일정을 마무리 하기로 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12시면 도착 되겠지 하던 예정이 여러 번 길을 잘못 들어 오후 4시가 다 되어서야 입구에 도착하게 되니 오늘 중으로 정상 정복을 마칠수 있는 시간이 참으로 애매하고 알쏭 달쏭 하다.
하루 종일 운전하느라고 닭장 속에 갇혀있던 몸이라도 풀 겸 일단 시작을 하고 보자고 중간쯤 올라갔는데 굵은 빗방울이 쏟아진다.
산이 높고 비까지 내리니 일찍 어두워 질 것 같아 하산하였다가 내일 아침 일찍 다시 오기로 하고 발걸음을 되돌린다.
나이가 들수록 새벽 잠이 없다더니 다음날 새벽부터 등산을 시작하여 정상을 정복하고 주차장에 내려오니 왕복 9마일에 소요된 시간이 2시간 20분이며 현재 시간이 아침 9시 5분이다.
LA를 떠날 때 만 해도 100도가 넘는 폭염에 시달렸는데 비 온 뒤라 그런지 두터운 잠바를 입지 않으면 안될 정도의 기온으로 내려갔다.등산로는 촉촉히 젖어있고 아직도 철이 이르다는 뜻인지 새잎 조차 돋아 나오지 않았다.
Mt. Roger는 Virginia주에서는 제일 높은 5729피트이며 50개 주 최고봉 등정 15번째의 산이다.
위치는 노스 캐롤라이나 주와 인접해 있는 최 서남쪽 코너에 있으며 1972년도에 아파라치안 Trail이 이산 정상으로 지나 가도록 옮겨 왔다. 600번 도로 선상 건너편에는 Mt. Roger와 쌍벽을 이루고 있는 5500피트 높이의 White Top Mt.이 있는데 아파라치안 등산로를 종주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앞으로 4달 반이 더 걸린단다.
산 속에서 4달 반이 넘게 견디는 사람들을 보고 저것도 꿈이겠지 했다. 꿈이란 의지와 노력으로만 이루어 질 수 있으니 나도 꿈을 찾아 또 떠나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