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목적지는 유타주 Vernal. 아침 9시15분 옐로우스톤을 관통하는 도로인 191(89)번을 타고 계속 남하.
89번과 갈라지는 Hobak Junction에서 191번 오른쪽으로 틀었다. 산 길을 조금 벗어나니 황량한 벌판이 기다린다.
왼편 저 멀리 숲도 울창하고 산세도 드높은 Bridger National Forest가 보이지만 이 길은 30~40마일 가야 조그만 동네 하나 만날 수 있는 시골 사막길. 아득한 지평선에 미국 땅의 넓음을 실감난다.
주유소는 동네마다 있어 화장실을 빌리거나 음료와 과일, 과자등도 살 수 있다. Rock Spring에서 80Fwy를 잠깐 타고 다시 191번 도로로 계속 주행. George 호수를 끼고 8428Ft 고지를 꼬불꼬불 숨차게 오른다.
소 목장이 계속되고 길 잃은 소가 길가에서 어슬렁 댄다.
# 호텔방 찾습니다
오후 4시12분 와이오밍과 유타주 경계를 통과해서 그대로 직진. 유타에 들어서니 풍경이 확 달라진다. 경치 좋은 Unita Forest를 끼고 Vernal로 들어서니 초입은 완전 시골인데 도심은 제법 있을 건 다있다.
이틀을 텐트에서 살았으니 오늘은 호텔. 우선 숙소부터 정하려고 모텔을 찾으니 만원이란다. 인근 호텔 모텔을 무려 6군데나 뒤져도 모두 빈방 없음. 간신히 찾은 호텔. 더블베드 룸 하나가 있긴 있는데 무려 240달러+Tax. 한사람은 바닥에서 자야 한다나. 이따 다시 올께.
도로변에 KOA캠프가 보인다. 방 두개짜리 캐빈 하나 비어 있는데 65달러. 샤워장은? 공동으로 쓰는 곳. 알았어 이따 올께. 결국 인도인이 하는 모텔을 찾았다. 침대 2개짜리 방하나 135달러.
숙소를 정하니 저녁 7시. 모두 1780마일. 식사하러 나갔는데 웬걸 음식점 모두 영업 끝. 문 닫았다. 역시 몰몬교도들이 많다는 유타주 답게 해 떨어지면 영업 안하는 곳이 많다.
# 공룡 유적지에 실망하고
아침 8시35분. Vernal에서 12마일 떨어진 Dinosaur National Monument로 향했다. 10여 종류의 공룡 뼈 화석을 무려 350톤이나 채취했고 지금도 화석을 볼 수 있다는 곳.
입장료는 차 한대에 10달러. 지각 변동이 심해 2년전부터 일부만 조금 남기고 공원 전체는 안식년에 들어 갔다고. 아~ 실망. 그래도 왔으니 보고가야지. 셔틀버스로 반마일쯤 가니 관광 책자에도 나와 있는 현대식 건물의 채굴 현장. 그런데 이곳도 출입금지다.
산길에 화석을 볼 수 있는 포인트가 3곳. 바위 벽에 붙어 화석인지 돌인지 구별 안가는 화석만 봤다.
다시 Green River을 따라 도는 길로 들어서니 사막 가운데 강이 흐르고 주변에 숲과 캠프장도 보인다.
돌아 나오는 길에 웬 포인트 하나. 옛날에 살던 인디언 유적이다. 움푹 들어간 아늑한 암벽 밑에는 사람과 동물 형상의 벽화가 있고 곡식을 빻고 갈던 맷돌 비슷한 것이 있다. 그나마 볼게 있어서 다행.
# 숨막히는 절경 콜로라도 강
Dinosaur Monument는 1시간여 만에 싱겁게 구경 끝. Arches National Park로 핸들 고정. 40번 도로를 따라 나가니 콜로라도주 경계를 넘는다. 다시 64번 139번도로로 주행하다 70Fwy를 탄다.
원래대로 하면 70Fwy에서 191번을 타야 하지만 샛길 128번 도로로 빠졌다. 아침인데도 오가는 차는 하나도 안보이고 도로는 끝 모르게 이어져 있다. 조금 지나니 콜로라도 강을 끼고 달린다.
강물은 누런 흙빛인데 양 옆의 산세가 완전 서부영화 배경. 우뚝우뚝 쭈볏쭈볏. 아득한 벼랑 밑으로는 강물이 흐르고 래프팅하는 보트와 사람이 개미같이 조그맣게 보인다. 평지에 우뚝 솟은 봉우리 어디선가 인디언이 말을 타고 날 쳐다 보는것 같다.
아취스 공원 뒷길로 도는 이 길은 한번 달려 볼만한 길이다. 숲과 주변 경치 만점인 봉우리가 길과 강을 따라 계속 이어지는데 곳곳이 캠핑장과 래프팅장이다.
중간에 최근에 통나무로 지은 캐빈 겸 호텔이 있다. 포도농장과 와이너리까지 있고 관광용 인디언 천막과 와인도 직접 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