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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장수 업체] 베가 하워드 김 대표 '손님 기대치 보다 하나 더'

다양한 상품의 제품설명서로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만나는 라벨. 가디나에 위치한 베가(Bega inc.대표 하워드 김)사는 만 20년 동안 이 라벨을 전문적으로 생산해 온 업체다. 전국에 확보하고 있는 고객 어카운트만도 4000여개에 이른다.

김 대표는 원래 마케팅과 세일즈로 출발했다.

한국에서 동양화학(현 동양제철화학) 마케팅팀에서 근무하다 1984년 미국땅을 밟았다.

"늦은 나이에 낯선 땅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 유통에 길도 익히고 영어도 배울 겸 그로서리 홀세일 회사에서 세일즈를 시작했어요."

2년간 미국의 유통 감각을 익힌 김 대표는 86년부터는 픽업트럭을 구입해 소매업소들에 각종 물건들을 공급하는 일로 독립했다.

주 아이템은 비디오업소 관련 제품. 박스 헤드클리너 플래스틱 백 등이었다. 이 때부터 경영모토는 '하나 더' 였다.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고객이 주문하는 것보다 하나씩 더 챙겨주면서 신용을 쌓아갔고 그 덕분에 고객도 빠르게 늘어났다.

그러던 중 사업 확장의 기회가 찾아왔다. 중국인이 운영하던 경쟁사가 내부 사정으로 김 대표에게 인수하라고 제의한 것. 고객에 직원까지 그대로 인수하는 조건이라 한 단계 도약이 가능했다.

88년이 되면서 한국비디오 가게들이 늘면서 비디오박스 플래스틱 백 라벨 주문도 크게 늘어났다. 늘 제조업에 관심을 갖고 있던 김 대표는 오랜 고민 끝에 결단을 내렸다. 수요가 급증하는 라벨을 아이템으로 선택한 것.

그리고 가디나시에 있는 공장을 인수해 이름을 베가사로 바꿨다. 생산에는 문외한이었던 김 대표는 낮에는 생산과 세일즈를 병행하고 저녁에는 기계 및 신제품 개발에 매달렸다.

적은 양의 주문이라도 최고의 품질에 납기 시간도 잘 맞추면서 신용을 쌓아갔다. 자연히 고객들이 입소문을 내주면서 조금씩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다.

'사람'에 대한 투자도 계속했다. 한번 찾은 고객이 다시 찾도록 신용과 품질 가격 콘드롤에 역점을 뒀다. 또한 세일즈의 어려움을 알고 있어 세일즈맨들의 큰 실수도 너그럽게 감싸 안아준 결과 고객은 꾸준히 늘어났다.

기계 등 생산설비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꾸준한 재투자를 통해 6가지 색상 풀컬러를 지원하는 기계 3대 3가지 컬러를 지원하는 기계 2대 금박 은박 효과를 낼 수 있는 기계를 갖추는 등 경쟁사들을 압도해 갔다.

그러던 중 또 한번의 기회가 찾아왔다.

중국인 고객이 행운을 안겨준 것. 도시락 회사에 김을 납품하던 이 고객은 처음 주문량이 150달러 정도에 불과했지만 '하나 더'의 마음으로 주문을 받았다.

그러던 이 고객이 어느 날 대형 도시락 회사와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라벨 주문량이 30만개 50만개 100만개로 늘어나더니 현재는 매달 200만개로 급증했다.

현재는 베가사의 가장 큰 고객중 하나가 됐다. 김 대표는 "주문량이 작다고 납품을 안 했다면 이런 큰 행운도 잡지 못했을 것"이라며 "그동안의 설비투자도 이를 뒷받침했다"고 강조했다.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베가사의 경영모토는 두 가지로 압축됐다.

하나는 '손님이 원하는 것보다 하나 더(Better than Expectation)'와 '사람과 제품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다.

김 대표는 "주변에 베가사를 소개해 주는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고객들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간직하고 제품 가격 납기를 최상의 조건으로 서비스해 보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개인이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이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라벨을 직접 프린트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는 것에 착안해 2년 전부터 고객이 직접 프린터로 인쇄할 수 있는 '블랭크 라벨' 제품을 기획하고 개발에 착수해 최근 홈페이지(www.begalabel.com)를 런칭하고 직접 소비자 판매에 나섰다.

레터 사이즈 용지에 원 사각 등의 모양으로 다양한 사이즈를 지원하며 크게는 CD 및 DVD 택배용 주소 등 대형사이즈 프린트도 가능하다. 라벨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들이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사이즈와 형태를 클릭해 주문하면 편하게 집에서 배송받을 수도 있다.

"과자 음료 식품 등 유통기한이 있는 제품들의 라벨이 기한에 따라 색상이 변하는 라벨을 개발해 보는 것이 또 다른 목표"라는 김 대표는 "이미 기술이 개발됐음에도 여러 조건상 상용화되기 어려워 주춤하고 있는 이 제품을 내 손으로 개발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백정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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