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나' 군의 우리가족 여행기-6] 아취스 팍 '조물주가 빚었나' 절경에 감탄 절로
조그만 창같던 아취, 가까이 서니 사람 키 10배
할 수없이 2마일쯤 떨어진 Moab으로 철수. Moab 못미쳐 길가에 사설 캠핑장 겸 캐빈이 있어 혹시나 들르니 4명이 잘 수 있는 캐빈 하나에 48달러. 공동이지만 샤워장도 있고 무척 깨끗하다.
아취스 국립공원도 옐로우스톤과 같이 이번 여행의 주 목적지다. 일찍 도착한 때문에 구내 지도를 절반으로 접어 오후는 아랫쪽, 윗쪽은 다음날 오전과 오후, 이틀간 보기로 했다.
# 하나님과 세월의 합작품
매표소를 지나 Park Avenue에 이르니 기묘하게 생긴 거대한 바위들 사이로 저 멀리 계곡이 보인다. 마치 칼로 중간을 잘라 옮겨 놓은 듯한 거대한 석상과 암벽의 위용. 비 바람에 견디며 수백만년 세월을 지켜 온 흙 바위들. 사방이 온통 누렇다.
평지에 홀로 우뚝 솟아 이 바위와 저 바위를 이어 놓고 가슴 한가운데에 큰 구멍을 뚫고는 또 다른 세상을 보여 주는 형형색색의 진흙빛 바위들. 세상에 어느 예술가가 이렇게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하나님과 세월이 합작해 만든 조각품들이 수를 헤아릴 수 없다.
차를 주차장에 두고 30분쯤 걸어 들어간 North South Window.
멀리서 볼 땐 바위틈에 뚫어 놓은 조그만 창 같았는데 막상 가서 만나니 사람의 키 10배도 넘는다. 해질녘의 봉우리들은 저마다 긴 그림자를 드리운 채 신비의 빛을 반사하고 있다.
해발 4829Ft에 홀로 고고하게 서있는 Delicate Arch 바위 틈새를 비집고 찾아 들어간 Salt Valley Overlook.
모두가 반마일쯤은 걸어 들어가야 제대로 볼 수 있는 진경들이다. 공원 제일 북쪽에 있는 Devils Garden 역시 빼 놓으면 섭섭할 포인트. 이곳도 걸어 들어가야 볼 것이 많다.
근처에 캠핑장이 있는데 시설이나 분위기 만점. 이곳 피크닉 에리어는 코스를 돌다 잠깐 쉬며 샌드위치나 간식을 먹기에 좋다. 바베큐 시설도 있다.
# 아찔한 절벽 Dead Horse Point
아취스팍을 나와 191번 10마일쯤 북쪽으로 향하면 왼편으로 313번 도로가 나온다. 이 길을 따라 다시 12~13마일 가면 서부 개척시대에 카우보이들이 말을 몰고 들어 갔다가 계곡의 좁은 통로에 갇혀 죽으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는 Dead Horse Point. 입장료 차 1대 10달러.
5680ft 절벽 위에서 내려다 보는 계곡은 아찔하고 그 거대한 위용에 기가 죽는다. 3억년 전에는 바다였다는데 300만년 전부터 지금의 모습으로 형성되었다고 한다. 바닥 밑 아득한 곳 절벽과 절벽 사이로 강이 흐르고 뛰어 내리면 한 30분은 지나야 땅에 닿을것 같다.
갑자기 서부영화 주인공이 된 느낌이다. 이곳은 Canyonland의 외곽인데 실제 안까지 가려면 4륜 구동차만 가능하다. 그냥 포인트에서 사방으로 돌며 내려다 보는 경치도 장관이다. 안보면 정말 손해.
# 으시시한 풍경 100마일로 내빼다
다시 191번 타고 북상 70Fwy를 만나 서쪽으로 149번 Exit에서 예정에 없던 24번 도로를 타고 남진. Hankville이란 조그만 마을을 통과하는 44마일 구간을 혼자 외롭게 달린다.
속도계는 시속 100마일을 넘나든다. 경찰차는 고사하고 오가는 차도 하나 없다. 주변은 여전히 평범한 시골길. 핸들을 돌릴 필요도 없는 직선. Hankville을 지나 우회전. 기분이 이상하다.
주변 산이나 경치가 갑자기 시커멓다. 곳곳에 시커먼 흙이 구릉과 계곡을 이루는게 마치 SF영화의 외계에 온것같다.
어떻게 보면 탄광지대 같은데 아니다. 모든 지형 지물이 먹빛 어디선가 괴물이 튀어 나올것 같이 으시시한 기분이 든다. 걸음아~ 아니 자동차야 날 살려라.
시커먼 흙 덩어리로 아취스와 브라이스 캐년을 합쳐 놓은것 같다. 듬성듬성 농장과 주택이 보인다.
70Fwy에서 24번도로를 따라 71마일을 달려 오니 Capitol Reef National Park에 들어 선다. 계곡과 숲이 어우러진 정말 산뜻한 분위기의 국립공원이다. 늦은 시간 때문인지 매표소도 문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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