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주 레오니아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고,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조용한 타운이다. 인근 타운들과 달리 상가와 회사들이 많지 않아 재산세가 비싼 편이다. 왼쪽 삼각형 지붕이 있는 건물이 타운홀이다.
교통 편리하고 오랜 역사와 전통 간직 상가 많지 않아 주민 재산세 부담 많아 수준 높은 학군 에지워터와 공동 운영
뉴저지주 레오니아는 북부 뉴저지 버겐카운티에 있는 타운이다. 한인들이 많이 사는 대표적인 타운 중 하나로 북쪽으로는 잉글우드, 동쪽으로 포트리, 남쪽으로는 팰리세이즈파크(팰팍), 서쪽으로는 뉴저지주의 대표적인 공원인 오버펙파크가 있다. 뉴저지턴파이크와 연접해 있고, 10분 정도면 루트4, 루트80 등 주요 간선도로로 진입할 수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뉴저지턴파이크를 통해 직행하는 '코치 버스'를 이용해 뉴욕시 맨해튼 42가 버스터미널까지 30분 이내에 갈 수 있고, 조지워싱턴브리지도 10분 거리에 있어 뉴욕시 통근자들도 많다.
◆주민 4명 중 1명은 한인=레오니아는 인구 8937명에, 총면적이 1.6스퀘어마일에 불과한 작은 타운이다. 인근에 한인들이 많이 사는 포트리 인구가 3만8000명, 팰팍이 2만1000명 정도인 것과 비교된다. 그러나 한인 인구 비율은 높은 편이다. 정확하게 집계된 공식 통계인 2010년 센서스에 따르면 한인 2361명이 살고 있다. 이는 전체 인구의 26.5%로, 4명 중 1명 이상이 한인인 셈이다. 중국계 주민은 236명(2.6%), 인도계 159명(1.8%), 필리핀계 135명(1.5%), 일본계는 126명(1.4%)이다.
한인들이 많이 살기는 하지만 목소리를 크지 않은 편이다. 한인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한인회도 없고, 리커스토어 운영과 부동산 투자를 하고 있는 최용식 전 시의원, 한국에서 서울시향 바이올린 수석주자(악장)를 역임한 김덕성 전 교육위원 등 손으로 꼽을 정도의 인사들이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했다. 다양한 단체가 만들어져 활동하고 있는 포트리, 팰팍과 비교하면 조용한 편이다. 다만 한인들의 교육열을 반영하듯 오래 전부터 한인학부모회(KPA)가 결성돼 학교와 한인 가정을 연결하면서 꾸준하게 활동해 왔다. 현재는 현직 변호사인 벤자민 최 시의원이 한인사회를 대변하고 있다.
◆네덜란드 이민자 정착한 역사 타운=레오니아는 원래 미국 원주민 부족의 하나인 해켄색 부족(애시킨에샤키로도 불림)이 살던 땅이었다. 동쪽의 허드슨강과 서쪽의 해켄색강 중간지대의 좋은 자연조건을 배경으로 수천 년 동안 씨족사회, 부족국가 사회를 이어왔으나 17세기 중반 네덜란드와 영국에서 들어 온 이민자들이 정착하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거의 사라졌다. 레오니아는 미 전국에서, 또 뉴저지에서도 가장 오래 전에 형성된 타운 중의 하나다. 과거에는 농장들이 많아 여기서 일하는 흑인 노예들이 전체 인구의 30% 정도를 차지하기도 했다. 현재 레오니아에서 흑인 인구는 296명으로 3.3%.
과거 레오니아는 뉴욕에서 뉴저지로 오는 한인들이 선호하는 타운 중 하나였다. '뉴저지 먼슬리' 월간잡지는 2008년 뉴저지주의 560여 자치단체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이 때 레오니아는 '가장 살기 좋은 타운(Best Places to Live)' 31위에 오르기도 했다.
레오니아 타운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포트리로드는 과거 독립전쟁 때 조지 워싱턴 장군이 영국군의 공격을 피해 휘하 병력을 이끌고 뉴욕에서 허드슨강을 건너 이 길을 걸어 서쪽 델라웨어까지 후퇴했다. 물론 당시에는 이 길을 통해 뉴저지주의 서쪽, 멀리는 시카고 등 중북부 지역 주민들이 뉴욕시를 왕래했다. 지금도 타운 곳곳에는 수백 년의 역사를 담은 사적지와 유물들이 남아 있다.
20세기 들어서면서 레오니아는 뉴욕시와 가깝고 조용한 거주지라는 평가를 받아 타운 동쪽의 '골프 레인지' 구역을 중심으로 유명 인사들이 많이 사는 곳이 됐다. 유명 영화배우와 음악인들, 유럽의 작은 국가 왕족이나 귀족 자제들이 레오니아에 유학을 오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는 예전에 갖고 있던 '명사들의 타운'이라는 명성은 많이 줄었다.
◆상가·회사 없어 세금 수입 부족=레오니아는 조용하고 살기 좋은 타운이지만 고민은 상가와 회사들이 많지 않아 타운 정부 세금 수입이 부족한 것이다. 브로드애브뉴를 중심으로 수십 개의 상점이 있을 뿐 포트리나 팰팍처럼 수백 개 상점의 밀집 상가나 대형 회사들이 거의 없다. 타운 정부로서는 기본적인 치안과 교육 등을 위해 예산이 필요하고, 이를 주민들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재산세 부담이 높다. 특히 나이 든 시니어들의 경우에는 주택을 소유하고 있으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교육 수준은 최고는 아니어도 좋은 편이다. 레오니아에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있는데 학교 시설이나 교직원의 경험과 자질, 시정부의 지원,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 자녀들 교육시키기 좋은 곳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허드슨 강가 한인들이 많이 사는 에지워터 학군과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학력 수준은 뉴저지주 상위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