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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장수 업체] 한미피아노 김종칠 사장 '판매·배달·조율' 직접 서비스

한국·일본서 배운 피아노 기술 큰힘…타주 가는 장거리 배달도 손수 챙겨

한미피아노의 김종칠 사장에게 항상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있다. 그것은 바로 '피아노 박사'

"피아노 업계에서만 42년째 종사하고 있어서 그런지 절 아는 분들은 늘 '피아노 박사'라 불러 준다"는 김 사장은 "피아노를 속속들이 알고 피아노 밖에 모르는 저에게 붙여 준 애칭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미피아노가 한인타운에 문을 연지도 18년. 그동안 문을 닫은 피아노 업체만 6개에 달하지만 한미피아노는 아직도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김 사장이 말하는 비결은 '품질 좋은 피아노를 적당한 가격에 판매한 것과 후한 인심으로 단골손님은 확보한 것'.

'피아노 박사'의 애칭을 얻기까지는 험난한 과정을 넘겨 왔다.

1967년에 정음피아노에 입사하면서 그의 피아노 인생은 시작됐다. 그후 삼익피아노로 스카우트되면서 외장 도장부터 케이스와 건반 제작 조율 피아노 조정까지 피아노 제작 전공정을 익혔다.

또 한창 피아노 기능공으로 이름을 높이던 중 친구를 통해 일본 피아노 제작업체로부터 취업 제의를 받고 1975년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의 앞선 피아노 제작 기술을 습득할 수 있었다.

일본에서 13년간 조립과 조율과정을 배우면서도 틈틈이 독일 미국과 남미 등 피아노 선진국을 다니며 기술을 익혔다.

1987년 뉴욕 야마하사에서 근무하다 지금은 사라진 '이병일피아노'로 옮겨 서비스 매니저로 4년간 일하면서 창업의 꿈을 품었다.

처음엔 조율학교를 열고 조율사를 양성하다 1991년 LA한인타운 노턴과 올림픽 코너에 그동안의 꿈이었던 한미피아노를 오픈했다.

사업경험 없이 창업을 한 김 사장은 초기에는 큰 손실을 보는 등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그가 선택한 위기 극복방법은 의외로 간단한 곳에 있었다.

"피아노 판매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34년간 피아노 회사에 근무하면서 섭렵한 각종 기술과 지식을 곁들인 서비스로 승부를 걸었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죠. "

이러한 '종합서비스'는 아직도 지속되고 있으며 장수의 비결이 됐다.

김 사장은 "일단 피아노 상자를 개봉하면 평균 6시간 동안 재조정하고 점검해야 비로소 피아노로서의 가치를 발휘하게 된다"면서 "피아노 재질과 메이커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관리하고 조율하느냐에 따라 피아노 음질이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피아노 선율이 전하는 터치와 필링은 피아노 속을 알고 기술이 있어야 조율이 가능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또 다른 비결은 바로 사장의 '1인3역'이다.

즉 판매.배달.조율을 혼자 해결하기 때문에 피아노 판매가에 군더더기가 붙지 않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게 김 사장의 설명. 그는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피아노를 추천하고 고객이 원하는 날에 직접 배달을 한다.

배달 거리도 캘리포니아는 물론 네바다와 애리조나 3개주를 넘나든다. 캘리포니아도 북쪽으론 샌프란시스코 남쪽으론 샌디에이고까지 제품을 구입한 고객이 원한다면 마다하지 않고 달려간다.

"사장이 직접 배달 오면 고객들이 처음엔 의아해 합니다. 하지만 피아노를 설치하면서 관리 및 보관법에 대해 알려 주고 조율까지 완벽하게 해 드리면 고객이 너무 좋아합니다. 이런 서비스에 만족한 고객이 다른 고객을 추천해주고 또 입소문을 통해 고객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단골고객까지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의 말처럼 사장의 1인3역이 1석3조의 효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말이 쉽지 이런 일들은 성실함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힘든 일이다.

그는 주 7일 오전 5시에 하루일과를 시작해 오후 8시까지 쉴새 없이 일을 한다. 월 80~90회 피아노 조율 출장을 다녀야 하고 어떤 때는 타주로 직접 배달까지 가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일요일에도 교회가는 시간만 잠깐 매장 문을 닫을 뿐"이라는 김 사장은 "중간에 쉬면 일의 연속적인 흐름이 깨져 다음 일을 연결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피아노 박사'라는 애칭이 싫지는 않지만 앞으로는 '피아노 장인'이고 싶다며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생활의 활력소인 피아노 판매와 조율에 매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진성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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