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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대표팀, 오랜만에 '대~한민국'···이근호 2골 폭발

Los Angeles

2008.10.1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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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4-1 대파 1승1무 단독 선두…박지성 1골1도움
대한민국 축구가 모처럼 크게 웃었다. '축구장에 물 채워라'는 비아냥을 듣던 그라운드는 뜨거운 함성과 흥겨운 파도타기 응원으로 채워졌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FIFA 랭킹 55위)이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B조 2차전에서 아랍에미리트(UAE.FIFA 랭킹 110위)를 4-1로 대파했다.

나흘 전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3-0승)에서 2골을 넣었던 이근호(23.대구)가 2경기 연속 2골을 넣었고 주장 완장을 찬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1골.1도움으로 맹활약했다. 곽태휘(27.전남)도 헤딩골로 마무리를 장식했다. 1승1무가 된 한국은 11월 19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원정 경기로 3차전을 치른다.

'젊은 재능'이 가세해 한층 풍성해진 미드필드진이 승리의 발판이었다. 한국은 전에 볼 수 없었던 창조적인 미드필드 플레이로 멋진 장면들을 만들어냈다. 기성용(19)과 이청용(20.이상 FC 서울)의 활약은 압권이었다.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은 기존 국내 선수들에게서 볼 수 없었던 폭넓은 시야와 좌우로 갈라주는 롱 패스 안정된 볼 터치로 중원을 장악했다. 오른쪽 미드필더 이청용도 과감한 돌파와 날카로운 패스로 측면을 지배했다.

전반 20분 한국의 첫 골도 이청용의 발끝에서 출발했다. 이청용이 수비수 사이로 절묘하게 찔러준 스루패스를 이근호가 골로 연결했다.

왼쪽 미드필더로 나선 박지성은 기성용과 이청용이 수비수를 분산시켜 준 덕분에 한결 여유 있고 폭넓게 움직일 수 있었다. 박지성은 전반 25분 이영표(도르트문트)의 크로스를 낚아채 통렬한 오른발 슛으로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A매치 두 번째 출전인 김형범도 전문 키커로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정성훈(부산.1m90㎝)과 이근호(1m76㎝)의 '빅 앤드 스몰' 투톱 조합도 이상적이었다. 정성훈은 위협적인 움직임과 제공권 장악으로 제 몫을 했고 이근호는 스피드를 활용한 공간 돌파로 찬스를 만들어냈다.

후반 26분 페널티지역 안에서 중앙수비 조용형(제주)이 안이한 플레이를 하다 볼을 뺏겼고 이스마엘 살렘에게 추격 골을 허용했다. 하지만 박지성이 종횡무진 중원을 휘저으면서 다시 분위기가 살아났다.

후반 35분 박지성의 스루패스를 받은 이근호가 깨끗한 오른발 슛을 성공시켰다. 후반 43분 김형범의 코너킥을 곽태휘가 헤딩골로 연결한 것은 그동안 훈련해 온 세트 피스가 완벽하게 들어맞은 작품이었다.

양국 감독 평가

◆대한민국 허정무 감독=선수들이 정말 멋진 경기를 해줬다. 중요한 고비였는데 선수들이 득점도 많이 해주고 잘해줘 고맙게 생각한다.

박지성과 이영표 등 고참 선수들이 팀을 잘 이끌었다. 박지성은 주 포지션이 왼쪽 미드필더이긴 하지만 상대가 집중적으로 마크할 것으로 생각해 포지션에 상관없이 많이 움직이라고 주문했다.

박지성은 주장으로서의 역할도 잘 해냈고, 다른 선수들과의 호흡도 만족스러웠다. 수비수 조용형은 위치 선정 능력이 뛰어났지만 결정적인 실수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 옥에 티였다.

김형범과 정성훈은 오늘이 두 번째 A매치였는데도 자신감을 바탕으로 제 몫을 다해냈다. 주장을 비롯해 어린 선수들까지 이겨야겠다는 의지가 돋보였고, 운동장에서 커뮤니케이션도 좋았다.

◆UAE 도미니크 베스나이 감독=한국은 경험이 많은 훌륭한 팀이었다. 이런 팀을 상대하는 게 쉽지 않았다.

한국은 지난 번 맞붙었을 때에 비해 훨씬 뛰어난 경기력을 보였다. 본선에 직행할 두 자리를 놓고 한국과 이란·사우디·북한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겠지만 한국이 조별 예선을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우리 팀은 기술면에서도 부족했다. 소극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간 것도 패인이다. 한국은 모든 선수가 다 잘했다. 그 결과가 4-1이라는 스코어로 나타났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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