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지금 LA인근 펌킨 농장에선···'달콤한' 핼로윈 축제

Los Angeles

2008.10.23 15:55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펌킨파이·스테이크 바비큐·캬라멜…호박 날리기·미니기차 놀거리도 풍성
가을도 깊어 이미 초겨울의 문턱으로 치닫고, 들판의 곡식들은 탐스럽게 익어 수확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시월의 마지막 날로 다가온 핼로윈은 벌써 그 축제를 기다리기에 좀이 쑤신 듯 갖가지 행사가 벌어지고 있다.

유럽의 옛 켈트인 달력으로 10월 30일은 연중 최후의 그믐날이고, 그 다음날인 11월 1일은 새해가 시작되는 날이어서 지난 한해의 나빴던 일들을 한번에 씻어 버리기 위해 이 하룻밤에 지상에 우글거리는 악령들을 모두 동물로 바꾸어 몰아 낼 수 있다고 믿었다.

요즘은 정작 자신들이 악령으로 변장을 하여 축제를 즐기는 풍습으로 바뀌었다.

동짓날 붉은 피를 상징하는 팥죽을 뿌려 흉사를 막고자 했던 우리네 풍습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니, 사람사는 곳은 어디나 같은 모양이다.

어찌됐든, 핼로윈의 상징인 ‘잭 오 랜턴’을 만들거나, 호박파이를 만들기 위한 호박들이 여기저기 널렸다.

‘펌킨 패치’(Pumpkin Patch)가 여기저기 들어서고, 풍성한 수확을 감사하고, 축하하는 잔치들이 열린다.

아직도 호박을 장만하지 못했다면 호박도 고르고, 주말 나들이도 겸해서 가족과 다녀올 만한 LA 인근의 농장들을 소개한다.

◇포크너 농장(Faulkner Farms), 샌타 폴라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 고속도로로 이름붙은 126번 프리웨이 선상에 있는 샌타 폴라에 있는 3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LA 인근에서 유명한 펌킨 패치다.

1894년 조지와 로다 포크너 부부가 27에이커의 땅에 빅토리아풍의 집과 곳간을 지어 만든 농장이다. 작년 부터는 샌타 폴라의 로타리클럽이 후원해서 근사한 가을 축제가 되고 있다.

황금빛 들판에 널려진 호박을 고르고, 건초를 실은 마차를 타기도 하고, 아이들은 먹이를 주며 갖가지 동물도 만져 볼 수 있다.

올해 부터는 새로운 구경거리가 등장하는데, 바로 거대한 투석기다. 이는 원래 중세시대의 전쟁에 쓰이던 기구로, 돌이나 포탄을 멀리 날려 성을 공략하던 것이다. 그런데, 포탄대신 호박을 날리는게 다른 점. 200피트 정도 떨어진 지점으로 호박을 날리게 되는데 대단한 볼거리가 될 것이다.

아이들에게는 미니 기차도 빠뜨릴 수 없다. 무엇보다 축제에서 빠질 수 없는 건 역시 먹거리다. 스테이크 바베큐, 시골풍 치킨 샌드위치, 갓 구운 파이, 팝 콘, 캬라멜을 입힌 사과 등 먹거리 천지다.

펌킨 패치에서 호박을 고르거나, 직접 밭에 들어가서 원하는 호박을 골라 딴다면 아이들에게는 특별한 기억이 될 것이다.

건초를 쌓아올려 만든 피라미드를 오르거나, 해바라기꽃이 활짝 핀 해바라기숲도 장관이다.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는 중앙 광장에서 락이나 전통음악을 연주하는 밴드들이 흥겨운 음악을 연주해 축제분위기를 한껏 띄운다.

축제는 이달 초부터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열렸는데, 모레(26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입장료 2달러.

▷가는 길: LA에서 5번 프리웨이를 타고 북쪽으로 가다가 발렌시아를 지나자 마자 126번 프리웨이를 바꿔타고

서쪽 벤투라 방향으로 간다. 이 프리웨이를 타고가다보면 필모어가 나오고 그 다음 마을이 샌타 폴라(Santa Paula)인데, 브릭스 로드(Briggs Rd.)에서 빠져 우회전해서 텔레그라프 로드와 만나는 곳이 포크너 농장이다.

▷주소: 14292 W. Telegraph, Santa Paula, CA 93060

◇언더우드 가족 농장(Moorpark Family Farm), 무어파크

3월부터 11월까지 개방하는 주말 나들이용 농장이다. 학생들 관찰학습장으로, 가을엔 시월축제장으로 연중 갖가지 행사가 열리지만, 수확의 계절인 요즘이 제철이다. 오뉴월엔 블루베리를 따고, 9월 들어서는 토마토를 딸 수도 있다.

11월에는 남북전쟁 장면을 재현하는 행사가 열리기도 하고, 영화촬영장으로도 쓰이는 LA 인근에서는 제법 인기가 있는 농장이다. 올해로 11번째인 ‘가을 추수 축제’(Fall Harvest Festival)가 이달 말까지 열리고 있다.

농장입구에 들어서면 먼저, 입구 왼쪽에 놓여있는 아이들 놀이용 왜건(wagon)을 하나 끈다. 물병이나 자켓을 벗어 올리고, 칭얼대는 아이를 올려 놓기라도 하면 금방 웃음꽃이 피어나겠다. 볏짚과 호박이 널려진 넓은 광장 여기저기에는 각종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즐비하다.

타조를 닮은 에뮤, 미니어쳐 말, 젖소, 염소, 알파카 등 각종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거나, 동물들이 펼치는 장기자랑을 볼 수도 있다.

아이들에게는 페이스 페인팅도 해주고, 간이 무대에서는 흥겨운 음악연주도 펼쳐진다. 광장을 지나 조금 들어가면 거기 온통 황금빛 물결을 이룬 펌킨 패치가 있다.

어른들도 한아름에 안을 수 없는 호박에서부터 아이 주먹만한 호박들이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군데군데 볏짚 허수아비들이 호박파수꾼인양 서 있어 가을 정취를 더해주고 있다. 이 호박 저 호박을 만지고 고르다보면 잊고 지냈던 고향에 대한 향수가 잠시 떠오르리라.

이쯤에서 다리가 피곤해지면 트랙터가 끄는 마차를 타보자.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즐겁다. 말이 끄는 마차나 조랑말도 탈 수 있고, 돼지 경주(pig race)와 옥수수 대포도 아이들에게 인기만점이다.

아이들과 올해부터 시작된 ‘보석 찾기’(Gem Mining)도 해보자. 물이 흐르는 수로에서 각종 광물들이 섞인 모래자루를 채에 걸러 보석을 골라내는 것인데, 정신없이 빠져드는 아이들을 보노라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슬슬 배가 고파 온대도 걱정없다. 핫도그, 햄버거, 파이, 팝콘에다 맛있는 홈 메이드 먹거리들이 풍부하다.

잠시 쉬었다면 빼 놓을 수 없는 펌킨 패치옆에 있는 ‘미로’(Corn Maze)에 도전해 보자. 손을 들면 그 높이가 될 옥수수밭에 만들어진 미로인데, 그리 위협적(?)이지 않은 높이라 얕잡아 봤다간 큰 코 다친다.

몇 구비만 돌아도 방향감각을 잃어 뱅뱅 돈다. 겨우 출구라 싶어 들어 선 막다른 길에서 만나게 되는 사인판들에는 “또 오셨군요”,“걱정마세요.

한달 뒤면 이 옥수수들은 다 시들어 버릴 테니 그때 나가시면 됩니다”라는 글귀를 보게 되고. 운이 좋으면 20분이면 건초더미를 쌓아 올려 만든 피라미드에 도달할 것이다.

주말 입장료는 10달러에 콘 메이즈와 트랙터 타기등이 포함되고 주차도 무료. 주중은 3달러이나 많은 행사들이 열리지 않는다. 몇몇 행사들은 티켓을 사야 된다. 시간이 있다면 근처의 레이건 전 대통령 도서관도 들러 볼 만하다.

▷가는 길: LA에서 101번 프리웨이를 타고 벤투라 방향으로 가다가 23번 프리웨이를 타고 북쪽으로 가다 티에라

레하다 로드(Tierra Rejada Rd.)에서 내린다. 여기서 좌회전해서 가다가 선셋 밸리 로드(Sunset Valley Rd.)를 만나 좌회

전 하면 왼쪽 입구가 나타난다. 샌 퍼낸드 밸리지역에서는 118번 프리웨이를 타고 가다 23번 프리웨이로 바뀌면 곧 티에라 레하다 로드가 나온다.

▷주소: 3370 Sunset Valley Rd, Moorpark, CA 93021

◇피어스 칼리지 가을 축제(Pierce College), 우드랜드 힐스

대개 농장에서 축제가 열리지만 대학 캠퍼스에서 열리는 이 축제도 만만치 않다. 샌 퍼낸도 밸리의 피어스 칼리지 농장(Farm Center)에서 열리는 이 축제는 메트로 오렌지 라인 디 소토(De Soto)역에 붙어 있어 모처럼 차없이 전철을 타보는 맛도 괜찮겠다. 뿐만이랴, 전철표를 들이밀면 입장이 공짜다.

‘할러데이 힐’에서는 호박도 고르고, 사각호박 ‘스푸클리’와 그의 허수아비 친구 잭이 펼치는 쇼도 아이들에게는 볼거리다. 동물농장에서는 갖가지 동물들도 만져 볼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곳은 옥수수밭 미로가 압권이다. 무려 그 넓이가 6에이커에 달하는 데다 하늘에서 봐야 그 형태를 알 수 있겠지만 올해는 독수리모양이다. 작년에는 인디언추장그림을 그려 미로를 만들었다.

평균 탈출시간은 45분. 그러나,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면 서둘러 빠져 나오시길. 낮의 떠들썩한 축제장이 옥수수 유령과 여러 괴물들이 출몰하는 유령의 집으로 변한다. 다음 달 2일까지 열리는데, 오전 10시에 시작해서 금,토요일은 자정까지, 일요일에서 목요일까지는 밤 10시까지 개장한다.

유령의 집은 주중에는 밤 10시까지, 주말에는 자정까지. 입장료는 4달러, 3세이하는 무료. 입장료를 포함한 ‘나이트 어드벤쳐 콘 메이즈’와 ‘유령의 집’은 각각 12달러, 그외 몇몇 놀이기구도 티켓을 사야 된다.

▷가는 길: LA에서 101번 프리웨이를 타고 북쪽으로 가다 디 소토 애비뉴(De Soto Ave.)에서 내려 우회전한다. 빅토리 불러바드(Victory Blvd.)에서 다시 우회전하면 입구가 나온다. 메트로 오렌지 라인을 이용한다면 디 소토역에서 내리면 된다.

▷주소: 6201 Winnetka Ave. Woodland Hills, California 91371

글.사진 백종춘 기자 [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