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북 리뷰 - 로마 제국 쇠망사] 역사학자 기번 작품 첫 영어 완역본

영국의 역사학자 에드워드 기번이 쓴 '로마제국 쇠망사 1.2'가 완역됐다.

로마 제국 쇠망사 1·2
에드워드 기번 지음
윤수인·김희용 옮김, 민음사


기번의 이 작품은 그간 국내에도 여러 차례 소개됐다.

1994년 11권으로 마무리된 대광서림판이 있고 데로 손더스의 요약판을 번역한 까치글방판(1991년)도 있다.

이번 책은 일본어 중역이 아닌 첫 영어 완역본이다. 4700여 개에 달하는 주석 중 본문 이해에 지장이 없는 350개를 제외하고 모두 번역했다. 원전과 마찬가지로 모두 6권으로 구성됐다. 민음사는 2~3개월 간격으로 3.4권과 5.6권을 낼 계획이다.

기번이 로마에 도착한 것은 1764년 가을이었다. 폐허가 된 도시 로마의 역사를 쓰겠다고 결심한 그는 집필에 매달렸다. 이후 무려 20년 세월이 걸렸다. "모든 것이 캄캄했다. 책의 제목도 서론의 범위 각 장의 구분 이야기 순서 등 아무 것도 분명한 게 없었다. 내팽개치고 싶은 충동을 자주 느꼈다."

인고의 시간을 거쳐 그 누구도 넘볼 수 없은 역사서가 탄생했다. 6권으로 간행된 이 책은 수많은 로마사의 대표적인 역사서이자 영문학사의 명저로 꼽힌다.

2세기 트라야누스 황제부터 서로마 제국의 멸망 동로마 제국 창건 신성로마 제국 건국을 거쳐 15세기 투르크의 침입으로 동로마 제국이 멸망하기까지 무려 1400년간의 역사가 유려한 문체에 담겼다.

'세계의 여왕'이라 불리던 로마 제국의 쇠퇴는 그리스도의 확립 게르만족 대이동 이슬람의 침략 몽골의 서방 진군 십자군 원정 등 로마를 둘러싼 굵직굵직한 사건을 통해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그럼에도 700쪽에 달하는 사진 한 장 없는 책을 읽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안토니우스 막시미누스 클라우디스 네로 콘스탄티누스 등 로마 황제들을 그린 대목에 이르면 장대한 스케일의 영화를 보는 듯하다.

원래 기번의 관심은 서로마 제국이었다. 이 부분을 다룬 3권까지 집필이 끝난 뒤 기번은 잠시 망설인 끝에 동로마 제국의 멸망까지 다루기로 했다.

그래서 그의 저작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1~4권으로 구성된 첫 부분은 2세기부터 헤라클리우스 황제가 사망한 641년까지 5~6권은 7~15세기까지를 다루었다.

이 때문에 4권이 약 500년의 역사를 다룬 반면 1000년 동안의 역사는 2권에 그치는 불균형을 드러낸다.

책은 고대와 근세를 잇는 다리였던 로마의 쇠퇴와 몰락을 통해 권력과 역사의 관계를 묻는다. 그것은 어느 순간 흥하고 망하는 '단절'의 역사가 아니라 '연속'의 역사에 초점을 맞추었다.

책은 정치 권력 전쟁 인물 경제 종교 예술 등 인간사의 거의 모든 분야를 망라한다. '영원한 고전'으로 평가받으며 지금도 로마 역사의 기본서로 활용되고 있는 이유다.

가장 강력한 제국 중 하나였던 로마도 '시간의 법칙'에 따를 수밖에 없다.

이 책이 보여준 '시간 법칙'은 우리에게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일까? 소설가 이인화 교수는 추천글에서 이렇게 말한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악덕이 장강의 물결처럼 펼쳐진다. 무모하기 짝이 없는 권력욕과 성욕 뒤틀린 심성과 모자라는 지성이 피비린내나는 전쟁과 제위 찬탈 골육상잔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