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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처럼 로맨틱한 '사랑고백'을···LA공항 활주로 보이는 식당 '분위기 만점'

Los Angeles

2008.11.0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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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타모니카 '페리스 휠' 붉은 노을도 '보석'
어느새 가을이 깊어졌다.

동서고금을 통해 가을은 사랑의 계절로 일컬어져 왔다. 부싯돌의 불티처럼 첫눈에 타오른 사랑도, 오랫 동안 뭉근히 곰삭은 사랑도 그 절대적인 깊이는 다르지 않을 터. 그 사랑을 키워가는데 사랑고백은 빠뜨릴 수 없는 통과의례다.

어이 할꺼나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남몰래 혼자서 사랑을 가졌어라
<중략>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꾀꼬리처럼 울지도 못할
기찬 사랑을 혼자서 가졌어라.

서정주 시인은 사랑을 전할 수 없는 애끓는 마음을 이렇게 노래했다. 사랑고백에 계절이 따로 있을 리 없겠지만, 분위기를 이끌어주는 장소는 있게 마련. 시인 바이런은 사랑은 눈으로 온다고 하지 않았던가.

근사한 분위기가 한몫 해준다면 한결 사랑을 전하기가 쉽겠다. 사랑을 고백하기에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해 주는 남가주의 데이트 명소를 찾아 본다.

◇활주로가 보이는 곳에서 저녁식사를…The Proud Bird Restaurant, LAX

아메리칸 스타일의 식당으로 LA 공항의 활주로끝에 붙어 있는 길(Aviation Rd.)에 위치한 덕에 수시로 뜨고 내리는 비행기들의 쇼를 극장의 첫줄에 앉은 것처럼 즐길 수 있는곳이다.

1960년대 초에 영업을 시작했으니, 40년이 훌쩍 넘었다. 대형 유리창 너머로 바라다 보이는 점보기의 비행을 즐기며 와인 잔이라도 부딪힐라치면 연인의 마음은 이미 내 것이다.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리면 창밖의 풍경은 더욱 장관을 이룬다. 몸통은 숨긴 채 라이트로 긴 궤적만을 그리며 뜨고 내리는 광경은 평생 잊혀지지 않을 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다. 수많은 새들의 비행을 지켜보다 자신이 새라도 된 양 상호에도 ‘새’(Bird)가 들어가 있다.

2차 세계 대전 전후시대를 주제로 꾸며 놓은 실내에 들어서면 어느새 과거로 돌아간 듯 하다. 넓은 주차장과 정원에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많은 옛날 비행기들이 전시돼 있고, 식당 복도와 벽에는 비행기와 관련한 사진들과 기념품들이 전시돼 있어 박물관에라도 온 듯 하다.

여러 쇠고기 요리와 해산물요리등의 메뉴가 있는데, 저녁 식사는 19달러부터 37달러까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밤 10시, 토요일은 밤 11시,일요일은 10시까지 영업한다. 예약은 웹사이트(www.opentable.com)로 하거나 전화(310)670-3093으로 하면 된다.

▷가는 길; 405번 프리웨이에서 센추리 불러바드(Century Blvd.)에서 내려 서쪽으로 가다 애비에이션 불러바드(Aviation Blvd.)를 만나 좌회전해서 111가 스트리트 만나면 그 부근 왼쪽에 있다.

▷주소; 11022 Aviation Blvd. Los Angeles, CA 90045

◇하늘 높은 곳에서 키스를…허니문카, 샌타 모니카 피어

바다를 향해 쑥 뻗어나간 피어위로 솟아 오른 페리스 휠을 타고 하늘 높이 올라 360도로 펼쳐지는 해안가 풍경을 바라본다.연인에게서 사랑고백과 함께 키스라도 받는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으리라. 해질녘 펼쳐지는 태평양의 붉은 노을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연인의 눈동자는 그야말로 보석이 다름 아니다.

샌타 모니카 피어위로 우뚝 솟아 남가주 해변의 랜드마크역할을 하는 이 놀이기구는 최고 높이가 9층 건물 높이와 맞먹고 다시 저 아래 바다와는 2층 높이가 더 되니, 만만히 볼 게 아니다.

게다가 사방이 차단된 여늬 캐빈형과 달리 지붕도 없이 사방이 탁 트인 접시형이라 연인과의 밀착도는 만점이상이 되리라.

1893년 조지 워싱턴 페리스에 의해 발명돼서 페리스 휠로 불리지만 신혼부부들이 이를 즐겨서 그랬을까. 허니문카로 더 친밀한 이 기구는 1996년에 개장을 해서 지난 5월에 재단장을 마쳤는데 2006년에는 ‘리더스 다이제스트’지에 의해 ‘베스트 인 아메리카’로 꼽히기도 했다.

재개장을 하면서 획기적으로 시스템을 바꿨는데, 바로 태양열 전지판으로 이를 가동하는 것. 거기다 1500만달러를 들여 16만개의 LED전구를 써서 컴퓨터를 이용해 펼쳐지는 다양하고 화려한 라이트 쇼도 빠뜨릴 수 없는 볼거리다.

주중에는 밤 11시까지, 주말에는 밤 12시 30분까지. 페리스 휠을 포함해 12가지 놀이기구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입장권은 16달러 95센트, 키 42인치 이하의 어린이는 8달러 95센트. 페리스 휠만 이용할 경우 4달러 50센트.

▷가는 길; LA 에서는 10번 프리웨이를 타고 서쪽 끝 샌타 모니카 피어로, 405번 프리웨이를 타면 10번 프리웨이를 만난다.

여기서 서쪽으로 가면 샌타 모니카 피어를 만난다. 주차는 해변과 피어 데크 등 여러 곳이 있으나 피어와 북쪽에 붙어 있는 해변 주차장이 편리하다.

◇세상 끝에서의 사랑고백…복엽기를 타고 하늘로 날아 올라, 샌타 모니카 공항

창 너머로 비행기들이 펼치는 에어쇼를 보며 저녁을 먹고, 피어위로 높이 솟은 허니문카에서 사랑고백을 했다면, 이제는 용기를 내서 하늘 높이 날아 보자. 뚜껑도 없는 탁 트인 자리에 연인과 혹은 부부가 나란히 앉아 해지는 노을 속으로 날아 든다면 행복지수는 최고에 이른다.

LA 근처의 비행장에는 1930년대의 복고풍 복엽기(쌍날개 비행기)를 이용해서 하늘풍경을 즐길 수 있는 비행사들이 몇 있는데, 가까이는 샌타 모니카 공항에도 있다.

비행기 도색을 흰색과 검정색으로 해서 ‘블랙 앤드 화이트 복엽기’라는 이름이 붙은 회사로 2차 세계 대전 당시 병사들의 낙하용 대형 비행기를 만들어 유명한 회사인 와코(WACO)사의 YMF-5라는 30년대 모델이다.

하지만 이 비행기는 현대적인 설비로 지금도 미시건주 배틀 크릭에 있는 공장에서 만들어 지고 있다.

이 비행기는 1986년산으로 지난 2007년에 검사를 거쳐 재조립되어 그 안전도를 자랑하고 있다.

예약을 통해 공항에 도착해서 간단한 안전교육을 받은 뒤 바로 비행기에 앞좌석에 오르는데, 조종석은 뒷자리에 있다. 가죽과 천으로 된 구식 헬멧을 쓰는 것으로 이륙준비는 끝이다.

옆자리의 연인과는 헤드셋을 통해서 대화를 할 수 있지만, 말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해가 지면 비행을 할 수 없지만 해질녘의 마지막 비행인 ‘선셋 플라이트’(Sunset Flight)가 인기 최고다.

275마력의 뿜어내는 프로펠러의 힘으로 잠깐의 활주만에 떠오른 비행기는 LAX를 내려다 보며, 남하하다가 롱비치에 이르러 퀸 메리호를 돌아보고, LA 다운타운으로 갔다가, 할리우드쪽으로 기수를 돌린다.

선셋 스트립과 할리우드 사인판을 내려다 보고, 말리부 해안선을 따라 갔다가 돌아 온다. 이렇게만 한다면 정해진 45분간의 비행시간은 남고도 남는다. 조종간을 쥔 사람 맘대로 금방 하늘이 땅이 되고, 땅이 하늘이 된다.

어느 순간 갑자기 옆으로 꽈배기를 틀다가 하늘로 치솟기도 하고, 땅을 향해 곤두박질치기도 한다. 앞자리의 승객석은 두 사람의 몸무게를 합쳐 360파운드 까지 가능하다. 30분짜리 코스는 395달러, 45분은 495달러다. 선셋 플라이트는 인기가 높아 100달러가 추가된다.

1시간도 안되는 비행치고는 어떤 비행요금 보다도 비싸다. 하지만 점보기에 집 안방처럼 들어 앉아서 타는 비행하고 비교가 될까.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 딱 한번 보내는 특별한 시간이라면 어떨까. 타 보지 않고는 알 수 없지만 타 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한마디로 말한다. “최고!” 라고.

▷비행 문의; 웹사이트(www.blackandwhitebiplane.com), 전화(310)237-3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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