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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한국영화] '독특한 가족' 그들이 꿈꾸는 행복

Los Angeles

2008.11.06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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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마리와 나
왕년에 록 음악계의 전설 그 자체였던 뮤지션 태수(김상중)는 15년만에 아들 건성(김흥수)의 집으로 찾아 온다.

감독: 이무영
출연: 김상중·김흥수·유인영


아들 이름마저 '건성'이라고 지을 만큼 인생 자체를 대충 사는 것이 삶의 철학인 태수. 그러나 어릴 적 자신을 버린 태수와는 달리 건성은 이제까지 충실하게 삶을 살아온 바른 생활 사나이다.

건성은 태수를 내쫓아 버리고 싶지만 그래도 아버지라 일단은 받아들이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원래부터 다른 성격의 소유자들인 이들 부자는 사사건건 부딪치고 5년 동안 쌓여온 애증이 섞인 싸움으로 단 하루도 말다툼을 멈추지 않는다.

부자의 싸움이 극에 달하던 어느날 마리(유인영)라는 여인이 건성의 집으로 찾아온다. 그것도 아직 젖을 떼지도 못한 갓난아이와 함께다. 건성이 길가다 잠시 도와준 것 뿐인데 밑도 끝도 없이 갈 곳이 없다며 빌붙는 마리.

그러나 철없는 아버지 하나도 감당하기 힘든 건성과는 달리 태수는 마리와 갓난아이를 반기며 이름까지 지어주는 정성까지 보여준다. 그리고 잠시 동안이나마 가족(?)이 된 이들의 묘한 관계는 점점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기 시작한다.

영화 '아버지와 마리와 나'는 2002년 '철없는 아내와 파란만장한 남편 그리고 태권소녀'로 데뷔한 이무영의 감독의 세번째 장편영화다. 이 영화는 이 감독이 가수 '한대수'의 세계관에 영감을 받아 탄생시킨 작품이다.

유신정권 시절 청년문화의 한 축이었던 한대수의 음악관은 느릿하고 여유롭게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히피문화'그 자체였다.

그리고 감독은 그의 세계관을 '독특한 가족(히피문화 특성을 담은)'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한다.

또한 강남의 타워 팰리스와 구룡 마을의 대치구도를 내세워 한국사회의 심각한 양극화를 비판하며 태수와 건성의 마리화나에 대한 논쟁('아버지와 마리와 나'는 '아버지와 마리화나'를 암시하는 중의적인 제목이다)을 통해 비주류 문화의 사상과 매력을 표출하기도 한다.

영화 전반에 흐르는 70~80년대 한국을 대표하던 포크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독특한 재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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