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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와 두꺼비 울음소리

Atlanta

2019.06.1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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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쯤인가보다. 비가 많이 오면 지붕 빗물 홈통에서 내려오는 그 많은 물을 그냥 흘려 버리는게 너무 아깝다 싶어 생각해낸 것이 빗물 홈통의 아랫쪽에 작은 연못을 만들기로 했다. 한참동안 작은 연못(small pond )에 관한 정보를 살펴보고, 금년 봄에 연못을 만들었다. 생각했던것보다 무척 힘들었지만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조금씩 진행해 지난 3월쯤 대강은 끝내고, 빗물을 저장하기 시작했다. 250갤런 정도는 되는 듯 하다. 비가오면 자연적으로 물이 가득히 연못에 차오르면 “내가 해냈다”는 흐뭇함에 계속 주위를 가꾸어주고 돌이나 자갈로 커버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런데 4-5월이 되면서 약간의 문제점이 생겼다. 이유는 기온이 상승하면서 주위에 개구리나 두꺼비 종류가 조경석 아래 또는 연못 주변에 서식하기 시작하면서 밤이면 짝짓기를 하려고 암컷을 부르는 소리인지, 아니면 그냥 울어대는 소리인지 ‘개굴 개굴’하고, 두꺼비는 ‘께애액 께애액’ 하는 소리를 밤만되면 엄청나게 시끄럽게 울어대는 것이다. 나는 그런대로 자연의 소리가 듣기에 좋아 그냥 지냈다. 하루는 이웃집 루 할머니가 뒷마당에 뭘 만들었기에 밤만되면 개구리인지 두꺼비인지 너무 시꺼러워 잠을 못자겠다고 불평했다. 이웃간에 불협화음이 있으면 안되겠기에 개구리나 두꺼비가 울 때마다 못울게 주변을 쾅쾅 삽이나 빗자루로 두드리면 잠깐 조용하다가 다시 울어댄다.

그렇다고 자연적으로 모여 울며 소리를 내는걸 어떻게 할 수도 없어 조금은 난감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언제부터 울어대는지 자세히 관찰해보니 해가 지면서 조금씩 울어대기 시작하다, 9~11시 사이에는 한참 크게 울어댄다. 다행인 것은 요놈들이 예의를 지키는지 12시쯤 되면 모두 조용해진다는 사실이다. 조금은 시끄럽긴하나 그래도 ‘자연의 소리를 일부러 듣기도 하는데’ 하며 위로한다. 다행히 한밤중엔 울음소리를 안내는 듯해 조금은 견딜만하다.

청개구리는 너무 귀엽다. 습기찬 큰 나뭇잎 뒤에 착달라 붙어 자기 몸의 습기를 보호하는 모습이 너무 신기하다. 개구리는 피부가 윤기가나고 항상 습기를 머금고 있어야 된다고 한다. 그래서 비가 내리면 한층 기분이 좋아 더욱 울어댄다는 설도 있다. 뒷다리도 두꺼비보다 훨씬 길어 훨씬 길게 뛴다. 두꺼비는 뒷다리가 짧아 그냥 엉금엉금 기어다니기만하고 피부도 거칠고 투덜투덜한 대신 습기가 부족해도 물기가 있고 습한 땅속을 파고들어 생할한다. 지난 겨울 밭을 갈아 봄 준비하느라 삽으로 파는 중에 두꺼비가 그 속에서 잠을 자고 있었는지 눈도 뜨지 않고 가만히 있기에 “아이구 겨울 취침 하시는데 깨워 미안해” 하면서 얼른 땅속으로 보드랍게 묻어주었다. 푹 주무시고 봄이되면 나오라고 말이다.

며칠 전 비가 내려 물은 가득한데 아침에 보니 두꺼비가 연못에 빠져 밤새 나오질 못하고 허우적대고 있기에 뜰채로 꺼내어 주었다. 두꺼비는 무었이 불만인지 그 자리에 않아 꿈쩍도 안하고 노려보기만 한다. 못나와 안달하는 것 꺼내주었더니…. 다시 잡아 주변 풀 숲으로 넣어 주었다.

개구리와 두꺼비 맹꽁이는 모기도 잡아먹고 해충도 잡아먹는 유익한 양서류라고한다. 우리 집만 개구리와 두꺼비 울음소리가 나는가 하고 밤에 뒷마당에 나가들어보니 얼마 전 고급콘도를 신축하며 배수조를 만든 연못에서도, 집 주위 숲속에서도 사방에서 자연의 합창인듯 울어대고 있다. 조금은 소란스러운 듯 들리나 이런 것이 모두가 공생공존하며 살아가는 자연의 섭리이고 세상 살아가는 소리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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