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가 독립기념일을 맞아 출시할 예정이었던 운동화 디자인이 백인우월주의와 노예제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일자 해당 에디션 판매를 전격 취소했다.
나이키가 ‘에어 맥스원(Air Max 1) USA’의 광고 이미지. 벳시로스기를 뒤꿈치에 수놓았다. [사진 나이키]
2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나이키는 '에어 맥스원(Air Max 1) USA'라는 이름의 신제품을 이번 주 판매 개시할 예정이었지만 돌연 자사 홈페이지와 쇼핑몰 등에서 이를 회수했다.
애초 미국 독립 243주년 기념으로 예고된 이 제품은 운동화 뒤꿈치에 원조 성조기로 불리는 벳시로스기(Betsy Ross Flag)를 박아넣은 형태였다.
신제품 출시 철회엔 전 미국프로풋볼(NFL) 스타 콜린 캐퍼닉의 항의가 결정적이었다. 소위 'NFL 무를 꿇기 캠페인'의 도화선이 된 캐퍼닉은 현재는 인권운동가로 변신해 활동하고 있는데 벳시로스기 디자인이 독립 초기 13개주의 노예제를 연상시키고 이 때문에 "불쾌하다"는 의견을 나이키 측에 전달했다. 벳시로스기는 1776년 영국 식민지였던 13개 주가 독립선언을 했을 때 만들어진 오리지널 성조기다.
좌측 상단에 13개의 식민지를 나타내는 별 13개가 원형으로 그려져 있다. 이후 다른 주들이 편입되면서 성조기 속 별의 개수도 늘어났다.
나이키가 신제품 판매를 철회하자 이번엔 덕 듀시 애리조나 주지사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공화당 소속인 듀시 주지사는 이날 피닉스 인근에 운동화 제조 공장을 짓기로 한 나이키사에 제공하기로 했던 약 200만 달러에 달하는 금융혜택을 없던 일로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나이키의 철회 결정은 "부끄러운 후퇴"라며 "미국의 기업은 자국의 역사를 자랑스러워해야지 저버려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