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당] 데이지
이름도 모르고누구인지도 모르고
모르고 사랑한 일이 있지
내 몸의 맥박이 뛰는 곳마다 숨어지내던 연인
그 많은 비밀을 감추고
요염하게 향기롭던
베르디스의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만날 수 없었겠지
한 사람을 지우느라 온 생을 다 써야 한다면
나도 차라리 둥근 꽃이 되고 싶을 꺼야
아무리 씻어내도 사라지지 않는 흔적이 있지
생의 기미 같은
그립다는 말과
보고 싶다는 말이
같은 말이 아니라해도
내 생의 귀퉁이는 조금씩 틀어지고 있었던 거야
윤지영 / 시인·뉴저지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