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에서 버락 오바마 후보와 막판까지 치열한 대결을 벌였던 힐러리 클린턴 연방상원의원이 새정부의 국무장관으로 공식 내정됐다.
힐러리 클린턴 한인 후원회가 결성된 이후 지난 8년간 힐러리를 지지해 온 한인들은 힐러리가 경선에서 패했을 때 자기 일처럼 안타까워 했다. 그러나 지난 1일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이 힐러리를 차기정부의 국무장관으로 지명하자 한인 후원자들은 크게 기뻐하고 있다.
“힐러리가 처음 뉴욕 한인사회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99년, 백악관 안주인(영부인)이었을 때 였습니다. 당시 힐러리는 2000년 뉴욕주 연방상원의원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 유권자들의 민심을 알아보고 있었지요.
조셉 크라울리 연방하원의원이 어느날 갑자기 전화해 플러싱 금강산 식당으로 가보니 힐러리가 와 있었습니다. 한인 민주당 클럽 회원들과 함께 힐러리를 그날 처음 만났습니다.
그 자리에서 힐러리는 자신이 상원의원 선거에 나오면 한인들이 지지해 줄 수 있는지를 물었고, 우리들은 그가 출마한다면 적극 후원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지요.” 힐러리 후원회 공동 후원회장, 한인민주당클럽 부회장 등으로 활동하는 박윤용 한인권익신장위원회 회장의 말이다.
이렇게 시작된 한인 커뮤니티와 힐러리의 인연은 매년 두차례씩 후원 행사로 이어졌다. 행사는 한인 후원자의 집에서 조용히, 또 플러싱의 대형 한인 연회장에서 성대히 열리기도 했다. 한인권익신장위원회, 한인민주당클럽, 힐러리 후원회 등의 관계자들이 준비했다.
“힐러리는 북한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특히 북한이 핵무기를 이용해 국제사회를 위협할때도 그랬죠.”
힐러리는 자신을 위해 후원 행사를 열어준 한인들에게 일일이 전화해 “수고했다. 도와줘서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고 박 회장은 기억했다.
힐러리를 위한 후원행사가 열릴때 힐러리측에서는 장소 문제로 맨해튼을 고집하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후원회 관계자들은 한인 등 아시안 지지자들의 텃밭인 플러싱에서 행사를 갖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고, 힐러리측은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한다.
이처럼 한인사회와 돈독한 관계를 쌓아온 힐러리는 한국의 샘물교회 선교팀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게 피랍됐을 때 피랍자들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즉각 발표했다. 한인 지지자들은 한때 힐러리의 한국 방문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중간에 여러가지 사정으로 성사되지 못했다.
박 회장은 “힐러리가 비록 대선 경선에서는 패했지만, 미국의 국가안보와 외교를 책임지는 국무장관으로 활약할 것을 기대한다”면서 “힐러리를 지지해 온 후원자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인 후원자들은 힐러리가 지난 대선 경선에서 떨어진 뒤에도 맨해튼에서 한차례 후원행사를 갖고 힐러리를 격려해 뜨거운 우정을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