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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막힌 '이혼동거' 경제난에 집 안팔려 계속 한집살이

Los Angeles

2008.12.04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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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비·가사도 분담
경제난으로 이혼 후에도 동거하는 커플들이 늘고 있다. 경기 불황이 만들어 낸 새로운 이혼 풍속도다.

경기후퇴가 지속되고 주택시장이 붕괴되면서 이혼을 결정한 많은 부부들이 한 지붕 아래 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AP통신이 4일 보도했다.

콜로라도주 덴버의 데이비드 스나이더와 낸시 패트리지는 6년간의 결혼 생활을 끝내고 최근 이혼했지만 당분간 함께 살아야만 하는 처지다. 주택가격이 떨어져 집을 팔 수도 없고 각각 살림을 분리할 여유도 없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침실을 사용하고 거실 양쪽 끝에 각각의 TV를 놓고 시청한다. 식료품비는 반반 나눠내고 부엌일도 분담하고 있다. 가끔씩은 한 테이블에서 식사도 함께 한다.

13년간의 결혼 생활을 끝내고 지난 8월 이혼한 또 다른 부부도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같이 살고 있다. 이들 부부는 지난 10월 감원 당해 따로 거처를 마련할 형편이 못되고 현재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중이다.

플로리다주 존 렌더만 판사는 "담당한 이혼 소송 가운데 3분의 1 정도가 주택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며 "변호사와 판사로 활동한 지난 40년간 이같은 경우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혼 전문 변호사들은 "이들 이혼 후 동거 부부들은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에 호황이 찾아오면 즉시 집을 팔고 서로의 재산을 나눠가진 후 각자의 길을 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같은 이혼부부들의 동거는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주택 압류가 많은 지역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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