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어 발생한 총기난사 증오범죄로 인해 ‘총기규제’가 대선의 태풍으로 떠오른 가운데, 워싱턴국립대성당도 총기사고와 관련해 강경한 입장을 발표했다.
워싱턴국립대성당의 최고책임자인 랜돌프 마샬 홀러리스 신부는 “증오와 인종차별적 발언, 총기난사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더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가?”라며 미국이 총기난사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홀러리스 신부는 증오 발언, 반이민 정서, 백인 우월주의 정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총기규제를 위한 실질적인 행동을 강조했다. 홀러리스 신부는 “잃어버린 생명을 소중하게 여긴다면 우리는 변화해야 하고, 이런 대량살상 사건이 재발하지 않게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믿음과 기도는 중요하지만, 실질적인 행동이 결여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워싱턴국립대성당은 미국의 국가적 단합을 필요로 하는 시기에 대통령이 방문하는 곳으로, 국가적 차원의 공식행사가 많이 열린다.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규모로 알려져있는 국립대성당은 1893년 미국의회의 설립인가 이후 100년 가까이 걸려 1990년 완공됐다. 고딕양식의 건물 안에는 성경과 미국을 주제로 한 스테인드글라스, 그림, 조각상 등이 있다.
워싱턴국립대성당 성명은 최근 총기난사가 연속적으로 발생한 뒤 발표됐다. 3일 오전 10시 텍사스주 엘패소 쇼핑몰에서 20명이 사망한 데 이어 4일 오전 1시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10명이 사망했다. 지난달 28일 캘리포니아 음식 축제에서 4명이 사망한 사건 뒤 1주일도 안 돼 2건의 사고가 연이어 터진 것이다.
올해 미국 총기사건 통계에 따르면, 3명 이상 사망한 총기난사 사건은 총 32건, 사망자 수는 120여 명이나 된다. 일부 사건은 백인 인종 우월주의에 기반한 증오범죄로 조사됐다. 엘패소 총격범은 “히스패닉이 내가 사랑하는 텍사스주 정부를 장악할 것이고, 그들의 입에 맞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꿀 것이다. 이번 공격은 히스패닉의 텍사스 침공에 대한 대응”이라며 이민자에 반감을 드러냈다. 캘리포니아주 마늘 페스티벌에서 총격을 가한 용의자는 백인 우월주의를 옹호하는 책을 읽으라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