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시즌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활약하게 된 박찬호(35)가 7승만 더 올리면 메이저리그의 역사를 바꾸게 된다.
박찬호는 올해 LA 다저스에서 올린 4승까지 빅리그 15년 통산 117승(92패 평균자책점 4.34)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메이저리그에 재도전했다가 끝내 은퇴한 일본 출신의 노모 히데오(40)가 올린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그 최다승(123승 109패 4.24))에 6승이 모자라는 기록이다.
박찬호는 지난 15일 필리스와 1년 확정연봉 25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선발 경쟁을 보장받았다.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경쟁을 통해 5선발 한 자리를 꿰찰 수만 있다면 노모의 기록을 충분히 넘어 설 수 있다.
5선발이라면 한 시즌 25~27경기 정도를 뛸 수 있고 10승 정도를 예상해 본다면 박찬호는 2009시즌 말쯤이면 노모를 제치고 메이저리그의 아시아 출신 최다승 투수로 우뚝 설 수 있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출신으로 통산 다승 경쟁을 할 만한 투수는 없다. 뉴욕 양키스의 대만 출신 투수 왕첸밍(28)이 4년간 54승(20패)을 올리고 있을 뿐이다.
왕첸밍의 추격이 무섭기는 하다. 지난 2000년 양키스와 계약해 2005년 빅리그에 데뷔한 왕첸밍은 2006 2007년 거푸 19승씩을 올리며 아시안으론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해도 부상으로 주춤했지만 15경기에서 8승(2패)를 추가하며 빠른 속도로 승수쌓기를 하고 있다. 아시아 출신 통산 다승 경쟁은 박찬호의 몇 걸음 앞에 노모가 정지해 있고 한참 뒤에서 왕첸밍이 추격해오고 있는 양상이다.
박찬호는 지난해 올림픽예선전을 앞두고 대표팀에 합류했을 때 "노모의 123승을 꼭 깬 다음에 한국으로 돌아가 뛰고 싶다"고 털어 놓은 바 있다.
박찬호는 올해 구위가 많이 회복됐기에 내년에 노모의 기록을 넘어서면 1~2년 더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도 있다. 언제가 왕첸밍이 다시 박찬호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지만 어쨌든 당장의 일은 아니다. 2009년의 박찬호는 오랜 라이벌이자 친구이기도 한 노모와도 경쟁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