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구애 끝에 딜러십 획득…고급 브랜드로 불황 정면돌파 백화점식 가방 판매상서 변신, 미국 전역 대리점 중 '톱 4' 에
“명품 가방 딜러십를 따기 위해 5년을 끊임없이 쫓아다녔습니다. 어렵게 따낸 ‘투미(Tumi)’ 전문매장 덕택에 불황 중에도 끄떡없이 버틸 수 있지요.”
20년간 가방에 승부를 걸고 ‘한 우물만 판’ 유용근 사장(52)은 맨해튼에 처음으로 투미 전문 매장을 내고 불경기와 싸워 이겨내고 있다.
“투미 본사는 명품 가방 회사답게 매일 매출 자료를 집계하고, 지역적 특성에 맞는 제품을 각 매장에 보냅니다.”
최고급 여행용 가방을 전문으로 하는 투미의 이런 경영 방식과 뛰어난 고객 관리에 매력을 느낀 유 사장은 투미 딜러십를 따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다. 뉴저지주에 있는 본사를 수시로 찾아갔고, 가방 쇼가 열릴 때마다 투미 관계자를 찾아 딜러십를 요구했지만 본사 측은 시큰둥했다. 맨해튼의 고급 매장에만 물건을 납품해 온 투미 측으로선 쉽지 않은 결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 사장은 5년간의 끈질긴 구애(?) 끝에 결국 딜러십을 따냈다. 지난 1999년 투미가 맨해튼에 첫 전문매장을 내면서 이를 유 사장에게 맡긴 것.
유 사장은 현재 맨해튼 그랜트센트럴 투미 전문매장 1호점과 컬럼버스서클의 타임워너 빌딩내 5호점을 운영하고 있다. 2004년에 오픈한 타임워너 빌딩의 전문매장은 407스퀘어피트 규모로 비교적 작은 편이지만 연 매출이 250만 달러에 달한다. 미 전역 50여개의 전문매장 가운데 매출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처음 맨해튼에 전문매장을 여는 것은 하나의 모험이었습니다. 이전까지 없었던 새로운 매장 오픈에 불안감이 있었지만 고품질의 자신감으로 이겨낼 수 있었지요.”
유 사장은 뛰어난 고객 관리와 매출 증가를 인정받아 최근 10년 재계약을 따낼 수 있었다. 투미 측에서는 최근 불경기 여파로 인해 딜러로 운영되던 매장도 직영으로 돌리려는 상황에서 재계약을 따낸 것이다. 그만큼 유 사장에 대한 본사의 신뢰감이 컸다는 방증이다.
유씨가 불황에도 호황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좋은 제품에 대한 선견지명과 딜러십를 따낸 노력의 산물이다. 유씨는 지난 1988년 각종 브랜드를 취급하는 ‘웨스트사이드 러기지’ 가방점을 처음 열었다. 여기에 안주하고 새로운 루트를 찾지 못했다면 오늘의 불경기에 맞설 수 없었다는 것이 유씨의 설명이다.
“투미 매장의 장점은 ‘내 물건을 판다’는 자부심입니다. 다른 매장은 대부분 본사에서 직영하지요. 물건이 없으면 다른 매장에서 물건을 찾아주기도 하고, 구입한지 10년이 지난 제품도 철저히 관리하려는 노력이 다른 매장과 다릅니다.”
유 사장은 자신이 운영하는 매장 2곳에 직원 12명을 고용하고 있다. 직원들이 우선 제품의 우수성을 자부하면서 확신을 갖고 고객을 대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