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심장볍환자도 20분~30분 입욕 좋아 식전·후 30분은 피하고 음주후 탕욕 절대 금물
경기 한파로 힘들었던 심신을 추스를 가장 좋은 방법이다.
따끈한 물에 몸을 맡기고, 새롭게 시작되는 기축년의 희망과 건강을 챙겨보자.
◇탕욕의 건강효과= 입욕의 건강효과는 크게 세 가지다. 혈관과 림프선은 물론 인체조직이 확장되면서 혈류와 호르몬을 관장하는 내분비계가 활성화된다.
혈관이 늘어나면서 운동효과와 같이 혈압이 떨어진다. 목욕의 혈압강압 효과를 보려면 체온과 유사한 섭씨 36~39도가 가장 좋다.
둘째는 수압과 부력효과다. 일종의 자극을 통한 물리요법. 욕조에 몸을 담그면 수압에 의해 몸 둘레가 3~6㎝ 가슴둘레는 1~3㎝ 수축된다. 물에 담그는 것만으로 마사지 효과가 있다.
또 부력으로 몸에서 남아도는 힘이 빠지므로 인체가 쉽게 이완된다. 여기에 근육과 인대.힘줄 등 결체조직이 이완되고 통증 물질을 배출시켜 근육통이나 관절통이 줄어드는 효과를 본다.
셋째는 자율신경계가 조절돼 마음이 평온해진다. 몸이 따뜻해지면 신경전달물질인 베타엔돌핀 분비가 촉진돼 부교감신경이 자극된다.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소위 신경성이라고 하는 두통이나 위장병 등에 효과가 나타난다. 하지만 물 온도가 너무 뜨거우면 오히려 흥분을 주관하는 교감신경이 항진돼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물 온도에 따라 반응 달라= 인체가 덥거나 차지 않게 느끼는 온도를 불감온도라고 한다. 체온과 비슷한 섭씨 36~37도다.
전문가들은 이를 기준으로 개인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탕욕의 온도를 정하라고 권한다. 우리나라 사람은 대체로 서양인의 38~39도보다 높은 42도 전후의 온도를 선호한다. 40~45도(뜨겁다고 느끼는 정도)의 물에 담그는 목욕이 고온욕이다.
혈액의 흐름을 촉진시켜 근육 속에 쌓여 있는 피로물질인 젖산이나 땀 등 체내 노폐물을 몸 밖으로 내보낸다. 혈액순환과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빠른 시간에 피로를 풀어주는 효과가 크다.
따라서 강도 높은 육체노동이나 운동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좋다. 몸의 면역력을 증강시키고 열에 취약한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등 세균을 비활성화시키는 효과도 있다.
미고온욕은 섭씨 36~39도(따뜻하다고 느끼는 정도)의 탕욕이다. 정신적인 피로를 잘 풀어주는 이상적인 온도다. 스트레스에 시달리거나 불면증 환자에게 권장된다. 혈관 건강에도 좋아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증.심장병.중풍이 있는 사람에게도 무리없이 권장된다.
특히 피부 모세혈관을 확장시켜 피부를 건강하게 만든다. 보통 입욕 시간은 20~30분. 일본 도쿄 가스도시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41도의 고온에 5분간 전신욕을 하는 것보다 39도 물에 20분간 명치까지 담그는 반신욕이 스트레스 경감효과가 컸다.
◇이런 사람은 주의를= 탕욕이 건강에 아무리 좋아도 지나치면 안 하니만 못하다.
가장 손상을 받는 것이 피부다. 피부 각질세포가 벗겨지면서 몸에서 나오는 천연보습인자가 사라지기 때문. 목욕이 끝난 뒤 반드시 보습을 위한 오일이나 크림 마사지를 해야 한다.
식사 전후 30분 이내의 입욕도 피해야 한다. 식전 입욕은 위산 분비를 억제시켜 소화능력을 저하시킨다. 식후 입욕도 마찬가지. 피부 온도가 높아지면 혈액의 40~50%가 피부의 말초혈관으로 흘러 소화기관의 혈액순환이 저하된다.
음주 후 탕욕은 절대 금물. 가뜩이나 혈압이 올라간 상태에서 목욕으로 혈액순환이 빨라지면 심장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고혈압이나 당뇨환자 심장질환자 노년층은 고온욕을 피한다. 역시 심장에 부담을 주고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증상을 악화시킨다. 특히 이런 사람에겐 욕실과 탈의장의 온도차를 줄여야 한다.
급격한 온도 변화는 혈관에 부담이 된다. 37~40도의 물에 20~30분 반신욕을 권한다. 또 입욕으로 수분이 손실되면 혈액이 걸쭉할 수 있으므로 목욕 전 후 물 한 컵을 마신다.
증상에 따라 목욕법 달라 ▷요통 섭씨 40도 전후의 탕욕이 추천된다. 미고온욕에서는 진통작용이 있지만 지나친 고온욕에선 오히려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손상 초기 24~36시간은 얼음찜질을 해주고 통증이 가라앉으면 미온욕에서 차츰 온도를 높인다. ▷소화불량 목욕물이 42~43도에서 위산 분비가 억제된다. 고온욕은 짧게 하면 식욕을 올리는 작용도 하므로 식사 전 위산이 많은 사람에게 추천할 만하다. 반대로 33~35도에서 장시간 목욕하면 위산이 증가된다는 보고가 있다. ▷고혈압 심장병이나 당뇨병 등을 앓고 있다면 전신욕보다는 반신욕을 권한다. 섭씨 37~39도의 물을 명치 윗부분까지 채워 20~30분 담근다.입욕 중에 땀을 흘리면 물이나 감귤계 주스를 많이 마신다. ▷불면증 섭씨 38~39도의 따뜻한 물에 20분 정도 담근다. 땀이 나기 시작할 때가 기준. 로즈마리나 카모밀과 같은 허브를 함께 사용하면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물 온도가 41도 이상 되면 신경이 곤두서 잠이 오지 않으므로 주의한다. 고종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