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독립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지금의 남자 친구 지금의 남편 없이도 살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미안해 박진영 지음, 헤르메스미디어
다시 말하면 남자에게 기대지 않는 것이다. 자신의 두 발을 똑바로 서서 남자의 손을 잡고 있는 것 그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지난해 21세기 여성포럼이 '만나고 싶은 남자'로 선정한 페미니스트 가수 박진영(29)씨의 여성관이다. 박씨 본인은 "내가 페미니스트인지 이기주의자인지 모르겠다"고 한다. 자신이 여성해방을 주장하는 이유 때문이다.
"많은 여성들이 내면 감추기에서 벗어나 자기 주장이나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한다면 아마 저는 재미있는 것을 더 많이 볼 수 있을테니까요."
1995년 연세대 재학 중 댄스가수로 데뷔한 이래 작곡 편곡가로 음반 프로듀서로 정치학과 대학원생으로 변신해 온 박진영씨. '미안해'는 그가 5년 동안 쓴 원고를 묶은 에세이집이다. 원래 1999년 출간해 주목을 받았던 것을 재출간했다.
흔히 연예인들이 펴낸 책들이 인생 스토리를 고백체로 풀고 있는 데 반해 이 책은 사회에 대한 비판과 결혼관 여성관 음악관 등 필자의 뚜렷한 주장과 의견을 담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음악에 대한 열정과 고정관념을 깨는 사랑 방식 삶에 대한 독특한 철학과 사회에 대한 시각이 명쾌하다.
그는 자신의 무한한 도전과 성공은 단 하루도 버리지 않고 열정적으로 살아냈던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열정적인 20대의 삶이 미국 진출 등 성공적인 30대의 삶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춤을 잘 추면서 노래도 잘하는 가수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슬슬 내가 그냥 그 중에 한 명일뿐이라는 생각이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나는 나 자신을 차별화시킬 방법을 연구했고 음악인이라는 해답을 얻었다. 그래서 나는 나의 스승인 김형석 씨와 함께 2년간의 집중적인 작곡.편곡 훈련을 했다. 그 결과 직접 작사.작곡.편곡.프로듀스를 한 3집 앨범이 큰 성공을 거둠으로써 나는 음악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이렇게 나는 다른 댄스 가수들과 나를 차별화시키는 데 성공하여 비로소 '롱런 가수'의 대열에 끼게 되었다."('박진영 팔기' 중에서)
부록 CD는 1시간 50분의 동영상으로 하버드대학의 초청으로 참석한 '한류 인 아시아:다이얼로그(Hallyu in Asia:A Dialogue)' 토론회 강연과 2008년 9월 대한민국 건국 60주년을 기념하여 건국60주년기념사업단의 요청으로 진행된 강연 영상이 삭제된 부분 없이 모두 담겨 있다.
하버드 강연에서는 유창한 영어 실력과 화술로 "미래의 한류는 모두 함께 창조하고 전세계가 함께 공유하는 양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소신을 펼친다. 건국 60주년 강연은 음악 비즈니스와 미국 시장 개척에 초점이 맞춰진다.
강연회를 마칠 무렵 사회자가 미래의 도전을 꿈꾸는 참석자들에게 격려의 말을 부탁하자 그는 이렇게 답한다. "여러분이 무엇인가를 이루려고 도전하는 게 아니라 내가 누군지 알아보기 위해 도전한다면 실패 역시 성공이다. 다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마음껏 도전하라."
# 081201_북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