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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말고 '여기'…대안 여행지로 뜬다

비싼 물가·교통 체증·관광세
오버투어리즘 관광지 피해서
싸고 덜 붐벼 여행 기분 UP!

관광산업 만큼 부가가치가 놓은 경제 분야가 있을까. 숙박, 교통, 음식 등 여러 분야가 골고루 발전과 혜택을 고루 나눈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고 이제는 과잉관광이 문제가 되는 시대가 왔다. 오죽했으면 관광객들에게 "돌아가라"고 시위를 할까. 대안 관광지를 찾는 스마트한 여행이 필요한 때다. 사진은 입추의 여지 없이 여행자들로 가득 찬 로마 바티칸 시국의 성베드로 대성당의 모습.

관광산업 만큼 부가가치가 놓은 경제 분야가 있을까. 숙박, 교통, 음식 등 여러 분야가 골고루 발전과 혜택을 고루 나눈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고 이제는 과잉관광이 문제가 되는 시대가 왔다. 오죽했으면 관광객들에게 "돌아가라"고 시위를 할까. 대안 관광지를 찾는 스마트한 여행이 필요한 때다. 사진은 입추의 여지 없이 여행자들로 가득 찬 로마 바티칸 시국의 성베드로 대성당의 모습.

오버투어리즘으로 고통받는 대표적인 관광지인 트레비 분수의 모습. 지난해 8월에는 이곳에서 서로 좋은 사진을 찍겠다고 관광객들이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난간 가까이 다가가 볼 엄두가 나지 않는 곳이다.

오버투어리즘으로 고통받는 대표적인 관광지인 트레비 분수의 모습. 지난해 8월에는 이곳에서 서로 좋은 사진을 찍겠다고 관광객들이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난간 가까이 다가가 볼 엄두가 나지 않는 곳이다.

2012년께 만들어진 이 단어, 2017년 여름까지는 헤드라인에 오르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본격적인 사회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ㆍ과잉관광), 특정 관광지에 지나치게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현상을 두고 일컫는 말이다. 관광객이 몰려서 나쁠게 뭐 있냐는 이들도 있겠지만,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이 괜히 나왔겠는가.

관광지로서의 면모를 띠기 시작했던 처음에야 지역 개발과 경제 활성화 등 긍정적인 부분이 더 컸지만, 점차 난개발과 환경파괴 등 부정적인 측면이 대두되기 시작하다가 관광객들에게 비싼 값에 숙박시설을 빌려주다보니, 주민들은 비싼 렌트비를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고, 더불어 소음과 교통 체증까지 겹치니, 급기야 주민들이 떠나는 사태에 이르게 되기도 한다. 그뿐일까, 비싼 물가와 관광지 보호 명목의 각종 관광세가 부과되니 관광의 질이 좋을 리 없다. 이쯤되면 관광의 자기파괴란 말도 나온다. 지난 2016년 이탈리아 베니스에선 주민들이 탄 보트들이 입항하는 크루즈선을 막아선채 관광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베니스를 비롯한 두브로브닉, 바르셀로나, 타지마할, 갈라파고스 제도, 만리장성, 마추피추, 에버레스트 등 이미 오버투어리즘에 몸살을 겪고 있는 도시가 속출하고 있다. 주로 저렴한 여행에 집중하고 있는 인터넷 매체 'Cheapism'이 오버투어리즘의 대안 여행지를 소개했다.



요세미티 →래슨 화산 국립공원, 미국

미국내 61개 국립공원 중에서 5번째로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 요세미티 국립공원으로 매년 4백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린다. 여름철 성수기에는 매표소를 통과하는 데만 3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찾았으면 스타벅스까지 있을까. 곰과 관광객이 맞닥뜨리는 일도 잦았는데, 지난해에는 37마리의 곰이 자동차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곳은 어떨까.

샌프란시스코에서 북쪽으로 250마일 거리에 있는 래슨 화산 국립공원(Lassen Volcanic National Park)은 1914년 5월 수증기를 내뿜기 시작하다가 이듬해 대대적인 폭발을 일으킨 후 7년 동안 300여 회에 가까운 분출을 일으켜 일약 인기 관광지로 부상했다. 1921년 이후 대규모 분출은 멈췄으나 아지고 공원 여기저기에는 유황냄새 가득한 수증기가 솟고 진흙뻘이 끓어 오르고 있어 여전히 살아있는 화산으로 기록되고 있다. 1만 462피트에 이르는 정상 주변에는 겨울철 눈 녹은 물로 이뤄진 50여개의 크고 작은 호수가 명경지수를 이루고 있다. 화씨 198도까지 끓어 오르는 연못, 유황과 수증기를 내뿜는 간헐천 등 화산지대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말 그대로 '지옥'을 연상시키는 곳이다.



아그라 →델리, 인도

인도 야무나 강변에 위치한 고대 도시 아그라(Agra)는 인도의 상징 타지마할과 아그라성에 이르는 관문 도시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는 타지마할은 17세기에 흰 대리석으로 지어졌으나, 공해와 야무나 강에 서식하는 곤충의 배설물 등으로 인해 황색으로 변색될 위기를 겪은 뒤 대대적인 청소 작업을 마치고 지난해 한층더 깨끗해진 모습으로 관광객을 맞고 있다. 이곳 역시 매일 7만명에 이르는 관광객들이 몰려 시간당 입장객을 제한하며, 현지인에 비해 30배나 비싼 입장료를 부과하는 등 전형적인 오버투어리즘 과정을 밟고 있다.

수도인 델리는 이곳에 비해 훨씬 크고 관광 인프라가 잘 돼 있다. 영국 식민지 시절 새로운 수도로 건설된 뉴델리와 구시가지를 올드델리라 부른다. 7~18세기 이슬람교 무굴 제국의 수도이기도 했다. 1648년 샤 자한 황제가 아그라성으로부터 천도한 붉은 사암으로 건설된 붉은 요새(Red Fort)와 무굴 제국 2대 황제인 후마윤의 무덤 등 볼거리가 널렸다.



밴프 →요호 국립공원, 캐나다

캐나디언 로키에서 가장 유명한 밴프 국립공원은 1883년 2명의 철도 노동자가 이 산에서 온천을 발견하면서 캐나다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는 이곳은 아름다운 경치와 스키, 하이킹, 골프 등으로 매년 수백만 명이 찾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지역 야생동물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곰이 관광객을 습격하는 일도 잦아지고, 넘치는 캠핑족들이 불법 캠핑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밴프나 재스퍼의 그늘에 가려져 진면목이 덜 알려진 요호 국립공원(Yoho National Park) 역시 로키산맥에 자리하고 있다. 주로 당일 방문객들이 많지만 이곳에는 250마일에 이르는 하이킹 트레일이 있다. 경이롭다는 뜻의 원주민 크리(Cree)족 언어 요호가 말해주듯이 경이롭도록 아름다운 에머랄드 호수와 타카카우 호수 등 캐나디언 로키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겠다.



바르셀로나 →발렌시아, 스페인

인구 160만 명에 연간 3200만 명이 다녀가는 곳, 가우디의 도시 바르셀로나다. 2017년 이곳에서도 주민들의 오버투어리즘에 대한 불만이 거리로 터져 나왔다. 바르셀로나에서 남쪽으로 자동차로 2시간이 채 안걸리는 발렌시아는 스페인 3대 축제 중 하나인 라스 파야스(Las Fallas)가 열리는 여행지다. 사실 성가족 대성당과 몬주익 경기장, 람블라스 거리, 구엘 공원 등 지구촌 최고 관광지 중의 하나인 바르셀로나를 대신하기엔 부족함이 없지 않지만, 스페인식 볶음밥이라고 할 수 있는 빠에야의 고장답게 먹거리 또한 풍성하다. 발렌시아 대성당과 중앙시장, 유럽 최대 규모의 전시관과 수족관이 볼만 하다.



바간 →쉐우민, 미얀마

11~13세기 버마족 바간 왕조의 수도였던 미얀마의 바간은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인도네시아의 보로부두르 사원과 함께 세계 3대 불교 유적지로 꼽힌다. 일출과 일몰을 전후로 쉐산도 파고다를 비롯해서 평원에 자리잡은 불교 사원 사리탑인 스투파 위로 점점이 떠오른 열기구는 최근 바간의 상징적인 모습으로 자리잡을 정도로 이미 관광객이 몰리는 명소다. 미얀마는 지난 10년새 관광객이 10배로 급증했다. 일부 관광객들은 오래된 파고다(탑)에 오르기도 하는 등 오버투어리즘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얀마의 중부의 1500미터 고지에 위치한 삔따야(Pindaya)의 동굴 사원 쉐우민(Shwe U Min)은 길고도 꼬불꼬불한 동굴에 8000여 개의 황금 불상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끄는 곳이다. 웨우민이라는 말이 황금 동굴이란 뜻이다. 삔따야는 차를 재배하는 농장과 근사한 하이킹 트레일로도 유명한 곳이다.



두브로브닉 →자다르, 크로아티아

아드리아해에 면한 역사적인 항구도시 드브로브닉은 13세기부터 지중해의 중심도시였다. "아드리아해의 진주"로 불리는 이곳은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양식의 교회, 수도원, 궁전 등이 잘 보존된 최고의 관광지다. 하지만 오버투어리즘으로 지역 인구가 급감하고 있다. 1991년 올드타운의 5000명이던 인구가 지금은 2000명 이하로 줄어들었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데 하루 1만 명 이상 다녀가는 바람에 도시의 훼손이 심해졌고, 당국은 하루 방문객 수를 40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자다르(Zadar) 역시 아드리아해에 면한 도시로 고대 로마시대의 흔적은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관광지이자 교통의 요충지다. 로마시대의 흔적이 도시 곳곳에 널려 있고, 바다 오르간이 있는 아드리아해로 떨어지는 석양이 일품이다. 구 도심의 야경 또한 빼놓을 수 없겠다.


백종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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