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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열며] 동물농장 7계명

조지 오웰이 쓴 '동물농장'은 부패한 러시아 왕정에 대해 혁명을 일으킨 이오시프 스탈린이 권력을 잡고 혁명 전의 군주제 보다 나을 것이 없는… 국민을 기만하고 착취하며 공포정치로 독재를 하는 소련의 전체주의에 대한 비판을 풍자한 우화같은 소설이다.

메이너 농장의 주인 존즈 씨는 늘 술에 취해 농장의 동물들에게 밥 주는 일을 잊어버리고 잠에 골아 떨어질 때가 많다. 또한, 힘든 일을 시키고 수확한 것은 몽땅 존즈 차지가 되는 것도 동물들에겐 불만스러웠다. 그들은 혁명을 일으켜 농장의 주인 존즈 씨를 내쫓는다. 그들은 그들 스스로 농장을 운영하고 모두가 평등하고, 모두에게 이로운 이상적 사회를 만들기로 결의하고 농장의 이름을 '동물농장'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비교적 똑똑한 돼지, 나폴레옹을 위시한 몇 몇 혁명 주동 세력들은 인간들이 저질러왔던 부패하고 사치스러웠던 사회를 개혁하고자 일곱 가지 계명을 내 걸었다.

①무엇이건 두 발로 걷는 것은 적이다. ②무엇이건 네 발로 걷거나 날개를 가진 것은 친구이다. ③어떤 동물도 옷을 입어서는 안 된다. ④어떤 동물도 침대에서 자서는 안 된다. ⑤어떤 동물도 술을 마시면 안 된다. ⑥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여선 안 된다. ⑦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이 일곱 가지 계명을 큰 소리로 따라 읽으며 그 곳에 모인 모든 동물들은 좋은 세상이 오리라는 기대와 꿈을 가지고 더 열심히 일하리라는 결의를 다진다.

어느 날 암퇘지들은 여러 마리의 새끼들을 낳았다. 농장에 수퇘지는 나폴레옹 한 마리 뿐이었다. 매일 다섯 양동이씩이나 나오는 우유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곤 한다. 나폴레옹은 어린 자식 돼지들에게 특별 교육을 시켜 자신의 권력을 세습할 준비를 한다. 머리를 쓰는 지도자 돼지들이 편히 쉬어야 한다며 나폴레옹 돼지가족과 그의 부역자들은 비워 있던 존스의 본채로 거처를 옮긴다. 함께 혁명을 주도했던 스노블과의 마찰로 나폴레옹은 스노블을 축출하고 교활한 돼지 스퀄러를 시켜 우매한 동물들을 억압하고 가혹한 노동을 강요하며 권력을 독차지 한다.

나폴레옹과 그의 권력을 위해 일하는 조력자들은 인간이 살던 집에서 매일 풍족한 음식과 술로 밤새도록 즐기며 지낸다. 존즈 가족이 입던 옷을 입고, 침대에서 자며, 인간처럼 두 발로 서서 다니기 시작했다. 그럴 때마다 7계명의 문장은 하나씩 하나씩 바뀌었다. 문장에 재능이 있는 미니무스는 벽에 걸려 있는 표어 7계명의 문장을 교묘하게 바꾸거나 삭제하는 일을 했으며 지도자 동무 나폴레옹을 찬양하는 시를 지어 신격화하는 일을 맡아 했다. 동물들에게 나폴레옹은 신이 되어갔다.

①삭제-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더 좋다로/ ②삭제/ ③삭제/ ④어떤 동물도 침대에서 시트를 깔고 자면 안 된다로 바뀌어 존즈의 본채에서 자신들은 시트를 깔지 않고 침대에 담요를 깔고 잔다고 말한다/ ⑤어떤 동물도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면 안된다/ ⑥어떤 동물도 이유 없이 다른 동물을 죽이면 안 된다/ ⑦하지만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욱 평등하다.

오래 전 이 책을 읽으며 어쩌면 북한의 실상과 똑같은가에 놀랐다. 요즘 한국의 정세가 몹시 혼란스럽다. 개혁을 외치며 속으로는 온갖 부패를 저지르는 위선자들… 또한 법을 너무 잘 알아 그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가려는 파렴치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 꼭, '동물농장'의 실상을 보는 듯해 다시 읽어 보았다.


이경애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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