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PGA 시니어 투어 우승이 꿈. 한국 프로야구 강타자 출신으로 비슷한 길을 걸으며 똑같은 꿈을 꾸는 두 명의 실력있는 한인 골프 지도자가 있다.
1984년 롯데 자이언츠의 코리안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정학수(53), 삼미 수퍼스타스와 MBC 청룡, 삼성 라이온즈에서 뛴 최홍석(47)씨가 주인공이다. 정씨는 플로리다주 잭슨빌에 ‘정학수 골프 아카데미’를 세워 PGA, LPGA를 진출을 꿈꾸는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최씨는 LA 인근 한센댐골프장의 ‘인기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시니어 투어는 만 50세 이상이어야만 퀄리파잉 자격이 주어지며 지역 예선 등을 거쳐야 출전할 수 있다. 정씨는 이를 위해 올해부터 지역 대회에 나가기 시작했으며 내년에 풀 시드권을 갖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최씨는 아직 나이가 조금 못미치는 만큼 티칭생활 틈틈히 샷을 가다듬으며 기회가 오면 곧바로 한인 첫 시니어챔피언에 오르겠다는 각오다.
▶최홍석=한국 프로야구 초창기 역사를 아는 올드팬이라면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고려대를 졸업한 1983년 삼미 수퍼스타스를 시작으로 MBC 삼성에서 외야수로 활약했다.
1991년 은퇴 후 신일고 체육교사로도 재직했다. 선린중을 졸업하면서 예비 고교 랭킹 전국 1위로 꼽혔을 정도로 야무졌다. 신일고로 스카우트되면서 일으킨 파문은 지금도 유명하다. 당시 신일고 감독은 선린상고 출신의 한동화 감독이었다. 한 감독은 '최씨를 건드리면 재미없다'는 동문들의 으름장에도 불구하고 최씨를 스카우트했다가 동문회에서 제명됐다.
최씨는 은퇴 후 하와이주립대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1년씩 지도자 연수를 받았다. 미국과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신일고 교사로 있는 동안 최씨는 친형의 권유로 골프에 입문했다. 야구를 했던 탓에 실력은 금방 늘었다.
지난 97년 캘러웨이 주최 '장타 대회'에서는 357야드를 날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티칭프로 자격을 딴 후 1999년 이민 온 최씨는 골프 지도에 큰 재미를 느끼고 있으며 여전히 300야드 이상의 장타를 칠 정도라 시니어 투어 출전을 고대하고 있다.
▶정학수=정씨는 1982년 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롯데 창단 멤버로 입단했다. 마산고 동아대를 거치며 국가대표로 활약했고 1990년 현역 은퇴까지 롯데의 2루수로 활약했다. 은퇴 후 구단 스카우트에 이어 1993년부터 2년간 일본 지바 롯데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으며 수비코치도 했다. 누구나 롯데에서 지도자 생활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정씨는 1995년 이민 길에 올랐다.
이민 초기 의류사업을 제법 번듯하게 꾸려가던 정씨는 타고난 운동감각을 어쩌지 못하고 골프의 매력에 푹 빠졌다. 1998년 PGA 레슨 프로 클래스 A 과정을 시작한 정씨는 2000년 USGTF 매스터스 자격증 획득 버렸던 야구 지도자의 꿈을 골프 지도자로 대신하게 됐다.
2005년 짐 퓨릭 골프 스쿨 숏게임 인스트럭터, 2008년 애틀랜타 소재 레이우드 대학 스포츠 과학과 교수 역임 등 골프 지도자로서의 경력을 쌓았다. 정씨는 지난 해 말 있었던 LPGA 퀄리파잉스쿨에서 자신이 지도한 최온정과 이지혜가 합격하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정씨는 "골프 아카데미도 정상 궤도에 올랐기 때문에 이제는 투어 생활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