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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박물관 산책 -37] 첼시미술박물관

추상표현주의 미술의 메카
주변 화랑들 함게 둘러봐도 좋아

첼시미술박물관은 맨해튼 서쪽 미술의 거리 첼시에 있다. 지하철을 타고 23스트릿에서 내려 2~3블록을 걷거나 M23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박물관 인근에는 100개가 넘는 화랑이 몰려 있기 때문에 편하게 둘러보면서 차 한 잔 마시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특히 1층에 쇼윈도처럼 전시장 내부를 훤히 들여다 볼 수 있게 만든 화랑이 많아 쉽게 미술작품을 만날 수 있다. 한편에서는 첼시 화랑가가 상업화된 소호를 피해 공장지대를 개척, 새롭게 만들어졌지만 최근 들어 또 다시 상업화에 빠졌다는 지적도 있다.

첼시미술박물관은 이 지역에 있는 몇 안 되는 박물관과 콜렉션 중 하나다. 프랑스 출신의 추상 화가 장 미오뜨(Jean Miotte. 1926-)가 지난 2002년 설립했다. 박물관 설립의 목적은 20세기 중반 프랑스를 중심으로 형성돼 현대미술의 핵심적인 미술사조의 하나로 떠오른 추상표현주의(Abstract Expressionism) 관련 작품을 수집 연구하고, 전시회를 통해 젊은 작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20세기 추상표현주의의 대가로 불리는 미오뜨는 큼지막한 평붓을 넓게 펴서 검은색과 붉은색, 노란색 등 물감으로 동양의 서예를 하는 것처럼 휘둘러 뜨겁고 격정적인 추상화를 그린 화가다. 프랑스에서는 추상표현주의를 ‘르아르 잉포메르(L’Art Informel)’라고 하는데, 박물관을 만든 동기 중 하나는 20세기 추상표현주의 원조 논쟁에서 세계미술의 메카를 자처하는 프랑스의 우위를 알리기 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첼시미술박물관은 3층 건물에 각 층마다 대형 전시장을 만들어 놓고 뉴욕과 유럽 등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을 초청해 초대전을 열고 미술과 역사, 인문 분야의 유명 콜렉션과 협력해 기획전을 열고 있다. 그러나 첼시미술박물관은 솔직히 박물관이라기 보다는 상업성을 띠지 않는 대형 화랑이나 전시장에 가까운 편이다. 박물관의 필수적인 기능은 역사적 유물이나 미술작품 등을 수집(객관적, 과학적으로)하고 이를 전시(공개적, 보편적)하는 것이다.

최소한 이 두 가지가 충족돼야 박물관이다. 그러나 첼시미술박물관은 주로 장 미오뜨 작품을 소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시도 외부 작가나 콜렉션을 위한 초대전이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20세기 중반 이탈리아와 이집트, 레바논 등 중동지역 미술가들의 회화 작품을 선보이는 ‘이탈리아라비아(ItaliaArabia)’ 전시가 열리고 있는데 특히 1층 소전시장에서는 한인 2세로 미국 화단에서 최고의 블루칩 작가로 부상하고 있는 마이클 주(Micael Joo)가 ‘보디 옵버그캑터스(Bodhi Obfuscatus·깨달은 혼란)’이라는 어려운 이름의 설치작품전을 열고 있다. 외부 전시가 없을 때는 미오뜨의 작품 상설전시가 열리기 때문에 현대미술, 특히 뜨거운 추상표현주의 미술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편안하게 찾을 수 있는 곳이다.

박종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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