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박물관 산책-38] 우크라이나 박물관, 후세에 역사·문화 알린다
민속·공예품, 의상, 그림 전시
살아 숨쉬는 민족 교육장 역할
우크라이나박물관이 생긴 것은 1976년. 미국 내 우크라이나 커뮤니티 여성 단체인 우크라이나전국여성리그가 우크라이나의 역사 유물과 예술품을 수집, 보존해 역사와 문화를 발전시키고 후세를 교육하기 위해 설립했다.
우크라이나인들이 1870년대 펜실베이니아주 금광 러시 때 처음으로 30만명 정도가 집중적으로 이민왔다는 것을 감안할 때 100여년 만에 박물관이 만들어진 셈이다.
(현재 미 전국에 100만명 정도 거주) 우크라이나박물관의 콜렉션은 우크라이나 전통 민속품과 공예품, 의상, 회화와 조각 등 미술품, 역사적 유물, 서류와 인쇄물 등 사료, 기록 사진과 영화(주로 다큐멘터리) 등이다.
우크라이나박물관은 자체 소장품을 정리해 1층과 2층 전시장에서 기획전을 열기도 하고, 전 세계 유수의 박물관들과 협력해 초대전을 갖거나 미국 주요 도시들을 돌면서 순회전을 갖기도 한다.
특히 우크라이나박물관은 수집, 보존과 함께 전시와 교육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달에 한두 번씩 전시 리셉션과 문화행사가 열려 전시장뿐 아니라 일종의 커뮤니티 문화공간, 민족교육을 하는 사회교육장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2층 전시장에서 우크라이나 근대 최고 화가 중 한 명으로 평가되는 미카즈로 모로즈(1904-1992) 유작전이 열리고 있다. 모로즈는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나 유럽을 거쳐 미국으로 이민와 활동했던 화가로 우크라이나의 민족적 미감을 가장 잘 드러낸 화가로 추앙받고 있다.
전시된 작품들은 모로즈 유족들이 박물관에 기증한 120여점 중에서 추린 것인데, 모로즈의 자화상에서부터 프랑스 파리에 유학할 때 제작한 작품, 1940년대 뉴욕으로 이민온 뒤 뉴욕의 자연풍광을 그린 풍경화 등 역작들이 대거 나와 있다.
작품들은 붉은 색 등 원색의 배열, 힘이 느껴지는 강한 붓질과 함께 때론 동구의 동토를 연상시키는 고적한 정서 등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민족정서를 잘 담아내고 있다. 특히 그림들 중에는 유럽의 인상주의 화풍으로 뉴욕의 풍광을 ‘동양의 서예처럼 박진감 넘치는 붓질’로 그려낸 대단한 그림들이 많아 인상주의 화풍을 좋아하는 미술애호가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박종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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