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박물관 산책-40] 성(性) 박물관 (The Museum of Sex)···성(性)의 역사를 만나다
교육 자료, 포르노 작품 등 전시
만 18세 이상 성인에게만 개방
실제 성은 삼라만상 모든 생명체에게 영속성을 부여하는 것은 물론 인간의 역사와 문화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인간에게 있어 성의 중요성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가정의 근간인 부부의 기반이 되는 것은 현대에 들어와 영화와 서적 등 각종 흥행산업, 예술과 문화, 사회와 법률, 종교와 철학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 중 하나다.
특히 고대 고분에서 다산을 기원하는 여인상과 남근상이 출토됐다면 최근에는 온라인을 통해 인체의 감각을 자극해 성적 흥분을 느끼는 사이버 섹스 개념까지 나오는 등 성은 인류 역사를 통해 더욱 넓은 분야에서, 더욱 다양한 얼굴로 계속해서 진화해 나가고 있다.
성에 관한 전문 콜렉션과 전시 시설로는 뉴욕에서 유일한 성 박물관은 주상 복합건물 1층과 2층을 사용하고 있다. 안내 책자에는 소장품 규모가 1만점 이상이라고 나와 있으나 실제 전시된 자료는 수백 점 정도다.
1층에는 테마별 전시를 개최하는 전시실과 기념품점이 있고 2층에는 영상 전시실과 자료 전시실이 있다. 한 층의 면적이 수십 평에 불과해 박물관 전체가 커다란 방 3개 정도로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
현재 1층에는 ‘동물의 성 생활(Sex Life of Animals)’ 전시가 열리고 있다. 원숭이와 노루, 팬다 곰 등의 성행위 모습 등이 조각으로 만들어져 있고 벽면에 그래픽으로 백과사전식 설명이 붙어 있다. 원숭이의 성기 등을 그대로 공격적이고 노골적인 조각들이 충격과 혐오감을 함께 불러 일으킨다. 2층 영상 전시실은 말이 전시실이지 포르노 숍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에서 유명한 역사적 포르노 필름, 성교 자세를 설명하는 필름 등을 수십 개의 크고 작은 모니터에서 상영하고 있는데 남녀 간 성행위의 적나라한 부분을 서슴없이 드러내는 영상들이 여기저기 돌아가고 있어 박물관이 아닌 포르노 숍에 들어온 느낌이다.
2층 동쪽의 자료 전시실에는 20세기 중반 학교에서 행했던 성교육 관련 책, 남녀 성기 모형과 유사 성행위를 위한 남녀 인형, 과거 상업적으로 판매됐던 포르노 사진, 남녀 성행위를 세밀한 필치로 그려낸 일본의 도색화 우끼요에, 미국 시장에 판매됐던 자위용 도구 콜렉션, 남녀의 성기를 그린 파블로 피카소의 스케치(진품인지는 확실치 않음) 등이 전시돼 있다.
박물관 안내서에는 18세 이상이 입장할 수 있다는 관람 규정을 두고 있다. 성은 중요한 것이다. 사랑(Love)이나 심정(Heart)의 형이상학적 세계와 다르지만 생명의 실체를 만들고 유지 구성하는 ‘핵(core)’이다.
성 박물관을 보면서 그러한 성의 역사적 중요성과 가치를 느낄 수 있다. 노골적인 성적 표현들 때문에 몸과 마음이 온통 요란할 수도 있다.
박종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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