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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펄로 여객기 추락 희생자 슬픈 사연들

Los Angeles

2009.02.17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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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회 가던 아이스하키 선수부터
르완다 참상 알린 인권운동가도
지난 12일 밤 북동부 버펄로 외곽에서 발생한 콜건항공의 '컨티넨털 커넥션' 3407편 추락사고로 숨진 50명의 희생자들 가운데는 슬픈 사연이 많다.

특히 승객들 대부분은 호화여행이나 관광을 위해 탑승한게 아니라 대부분 출퇴근이나 친구와의 재회 또는 가족모임 참석 등을 위해 소형 항공기에 몸을 실었던 것으로 알려져 슬픔을 더하고 있다.

베트남전에 참전해 두 차례 헬리콥터 추락사고를 당하고도 살아남은 예비역 해병 출신의 클레이 야버(62)씨. 베트남전에서 '퍼플 하트'라는 명예 전상장 훈장을 두 번 '브론즈 스타'라는 청동 성장 훈장을 받기도 했던 그는 헬기 추락사고로 인한 비행 공포증으로 그동안 장거리 이동시에는 주로 승용차를 이용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버펄로의 친구를 방문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에서 뉴욕으로 항공편으로 이동한 뒤 뉴왁 공항에서 항공기를 갈아탔다가 변을 당했다.

야버씨의 한 가족은 "5차례의 결혼이란 굴곡진 삶 속에서도 입양한 딸과 의붓자녀들을 친자식처럼 여기던 좋은 아버지였다"면서 "베트남전때 헬기추락으로 두차례 죽을뻔한 위기를 넘긴 뒤에는 비행기 타는 것을 그렇게 싫어했는데..."라며 슬퍼했다.

2001년 9.11 테러로 남편을 떠나보낸 미망인 베버리 에컬트(57)도 이번 사고로 남편 곁으로 떠났다. 그녀의 남편 숀 루니는 2001년 9.11테러 당시 뉴욕시 세계무역센터에 있는 한 회사의 안전관리 담당 중역으로 근무하다 목숨을 잃었다.

코네티컷에 살아온 에컬트는 먼저 떠난 남편의 58번째 생일을 기념하고 남편의 고등학교 모교에 남편 이름으로 된 장학금을 전달하기 위해 버펄로로 향하던 길이었다. 그녀는 특히 9.11 피해자 가족들이 사건 이전에 테러공격을 막기 위한 정부의 실책여부를 규명하기 위해 조직한 '9.11 가족 운영위원회' 공동의장으로 활동하는 등 희생자 가족들의 대변인과 같은 역할을 해왔다.

지난 1994년 발생한 르완다 대학살 사건을 기록한 작가이자 인권운동가인 앨리슨 데 포즈(66)도 유럽에서 외교관들과 만난뒤 집으로 돌아가다 목숨을 잃었다.

그녀는 대학 졸업 후부터 르완다 문제를 연구해왔고 특히 94년 르완다에서 다수족인 후투족에 의해 소수민족 투치족을 상대로 한 무차별적 학살이 시작될 무렵부터 이를 '대학살'로 규정하고 국제사회의 주목을 호소하며 여론환기에 나서는 등 초기부터 르완다 문제제기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20여년간 '휴먼 라이트 워치'의 선임 자문관으로 활약하면서 '아무도 말하지 않은 이야기:르완다 대학살'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그녀는 버펄로에 살면서 동네 어린이들에게 노래를 불러주는 등 친절한 이웃이었다.

이밖에도 뉴욕주립대학의 아이스하키팀 동창회 행사에 가던 매디 로프터스(24)와 최근 희망과 치유와 관련된 컴팩트 디스크를 발간한 웰레씨 그리고 버팔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위해 탄승한 척 맨지온 밴드의 색소폰 주자와 기타주자도 승객명단에 들어있었다고 뉴욕 타임스(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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