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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종점

New York

2020.01.0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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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계절의 오후처럼

아무런 불평 없이

기차를 기다린다



짜여진 시간표처럼

동그란 차바퀴 시계는

광대들의 발걸음으로 돌고



어느 역에서 정차 중인가

연착의 시간은 발가락에 꼼지락거린다



철로에는 차 돌멩이들

굉음의 기적으로 단단해진

흰 이를 보이며 꼭 다문 앙금



훅, 생을 다한 바람의 뜨거운 입김이

고속 유튜브 철로를 따라

기차보다 먼저 도착했다



기다릴게, 기다릴게

속절없이 핀 코스모스는 손을 흔들었는지

기차보다 한발 빠른

사내는 비둘기호를 타고 떠났다.


임의숙 / 시인·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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