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 '남국의 섬' 타히티(Tahiti)···'세상 끝' 에서 바다를 만나다
얼마 전 할리우드 스타 에디 머피가 섬 하나를 빌려 은밀한 결혼식을 올렸고, 니콜 키드먼, 브래드 피트, 패리스 힐튼도 이곳에서 은밀한 휴가를 즐겼다. 햇빛 찬란한 남국의 섬, 타히티의 하루를 소개한다.■ 태평양의 진주 보라보라
타히티의 공식 명칭은 프랑스령 폴리네시아다. 타히티는 그 118개 섬들 중 하나. 하지만 요즘은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전체를 통칭하는 대명사처럼 쓰이고 있다.
보라보라는 타히티의 수많은 섬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럭셔리한 곳으로 꼽힌다. 타히티 국제공항에 내리자마자 경비행기를 타고 또 한번 '공중부양'을 경험하고 나서야 이'태평양의 진주'에 닿을 수 있다.
터미널에 도착하면 마중 나온 리조트 직원이 타히티 국화인 티아레로 만든 목걸이를 목에 걸어준다. 바로 앞 선착장에는 리조트에서 준비한 전용보트가 대기 중이다.
일행이 첫날 머문 보라보라 리조트&스파 럭셔리 컬렉션은 철저한 '프라이비트' 리조트다.
공항이 있는 보라보라 본섬에서 보트로 10분쯤 떨어져 있어 전용보트가 없으면 들어갈 수 없다. 덕분에 1㎞에 달하는 백사장은 온전히 리조트 전용 비치가 된다. 여성들은 스스럼없이 상의를 벗고 일광욕을 즐기고 연인들은 바닷물에 반쯤 몸을 담그고 뜨거운 키스를 나눈다.
그래도 동남아 리조트에 비하면 백사장은 한산한 편이다. 수상 방갈로 선 베드에서 '나홀로' 일광욕을 즐길 수 있고 객실에 비치된 스노클링 장비를 챙겨 바로 물속으로 다이빙이 가능하니 굳이 백사장에 나갈 필요를 못 느끼기 때문이다.
바게트 한 조각을 들고 다이빙을 해봤다. 순식간에 물고기들이 몰려든다. 수심이 1m가 넘지만 물고기 비늘을 하나 하나 셀 수 있을 만큼 맑고 투명하다. 배가 고프면 전화 한 통화면 된다. 카누를 타고 배달된 식사가 테라스에 한 상 가득 차려진다.
일광욕 스노클링 말고도 놀거리는 많다. 타히티는 세계적인 스쿠버 다이빙 명소. 수온이 높아 건기 우기를 막론하고 1년 내내 체험이 가능하다.
초보자들에게는 모레아 섬이나 보라보라 섬 상급자에겐 파도가 높은 미니히 섬이 적당하다.
일부 상류층 관광객들은 아예 전용 보트를 빌려 섬을 오가며 온종일 크루징을 즐기기도 한단다. 어느 할리우드 스타가 휴가 비용으로 하루에 수천만원을 썼다는 얘기 보라보라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이튿날 보라보라에서도 손꼽히는 고급 리조트 세인트 레지스로 이동했다. 역시나 체크 아웃 시간에 맞춰 전용보트가 기다리고 있다.
문을 연 지 채 2년이 안 된 세인트 레지스는 남태평양 최대 규모의 수상빌라 및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전용풀장 서재 부엌 등이 딸린 로열 빌라는 니콜 키드먼과 카타르 국왕이 묵었던 곳. 하룻밤 방값이 무려 2000만원이다.
워낙 규모가 크다 보니 리조트 내 이동도 개인 집사와 함께 카트를 타고 움직인다. 레스토랑의 음식은 모두 정통 프랑스식이다. 특히 라군 레스토랑은 미슐랭 스리스타 요리사인 장 조지가 메뉴를 관리한다.
■ 진품 없는 고갱 미술관
타히티에 고급 리조트만 있는 건 아니다. 공항이 있는 타히티 섬 파테테에서 시내 관광도 가능하다. 하지만 교통편이 불편해 그리 추천할 만한 코스는 못 된다. 1시간 거리에 고갱 미술관이 있지만 벽에 걸린 작품들은 모두 복제품.
그 외에 전시물이라곤 일기장이나 유품 정도가 고작이다. 굳이 로컬 관광을 원한다면 차라리 공항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마르셰(시장) 구경이 낫다.
목각 민속품 천연 오일 등 타히티를 대표하는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물가가 워낙 비싸 선뜻 손이 가는 물건을 찾기는 쉽지 않다. 달러나 카드를 받아주는 곳이 거의 없으니 반드시 프렌치 퍼시픽 프랑(XPF)으로 환전해 갈 것. 유로화에 대해 고정환율제를 채택하고 있다. 1유로가 약 119XPF.
■여행 수첩
▷어떻게=타히티로 바로 가는 직항은 없다.일본 나리타를 경유하는 에어타히티 누이항공(02-752-0301)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월·수·토요일 주 3편이 있다. 가격은 110만원(세금 별도) 내외. 일본 경유 시간까지 총 14시간이 걸린다. 섬과 섬 간의 이동은 경비행기나 배를 이용한다.
▷언제=일년 내내 심한 기온 차는 없지만 5~10월이 여행하기 가장 좋은 때. 우기가 끝나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다.
김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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