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직도 안자냐’는 부모님의 잔소리를 듣고서야 잠자리에 들지만 금방 잠이 안와 엎치락 하다가 잠든다. 아침에 깨워도 일어나기 힘들다.
학교서는 대부분 비몽사몽간에 보낸다. 그러다 저녁 6시, 7시가 되면서부터 말똥해지기 시작해 밤늦게까지 깨어있다. 주말엔 보통 대낮까지 잠잔다.
요즘 틴에이저 중에는 이같은 생활 사이클을 가진 아이들이 많다. 전문가들은 이것을 십대의‘만성 수면 결핍증’이라 한다.
◇ 부모들이 왜 걱정해야 하나
우선 정서적 문제 때문이다.
수면이 부족하면 제일 먼저 나타나는 반응이 모든 것이 짜증스러워진다. 이어서 화도 잘낸다. 수면부족일 때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이 많이 나오는데 이 상태가 지속되면 스트레스성 증후군인 만성피로 증세가 나타난다.
즉 머리가 열도 없는데 지끈거리게 아프고 어지럽고 무기력하고 뚜렷한 이유가 없는데도 어깨를 비롯해 근육통이 온다.
두번째가 인지적인 문제 즉 두뇌에 지장을 가져온다. 공부에 지장을 준다는 얘기다.
집중력이 떨어져 수업시간에 선생님 말씀을 잘 들리지 않는다. 기억력도 감소되어 외워지지 않는다. 창의력이나 판단력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
가끔 만성 수면부족증세를 '집중력 결핍증'(ADHD)로 오진하는 이유도 아이가 부산하고 산만하기 때문이다. 학교성적이 계속 떨어질 수 밖에 없다.
◇ 왜 잠을 재워야 하나
첫째가 한창 학업에 열중해야 할 시기에 결정적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우리 두뇌는 낮동안에 보고 듣고 하여 입수한 정보를 수면 중에 자동적으로 정리하고 저장한다. 말하자면 깨어있을 때 배운 것들을 잠자는 동안에 차곡차곡 정리해서 기억 창고에 보관된다.
따라서 자지 않고 벼락치기로 공부했다가 그대로 시험을 치르면 사실상 학습효과는 없다. 공부한 다음에 잠을 자는 것이 오히려 기억이 잘된다. '4단 5락'(4시간 자면 붙고 다섯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말도 그래서 틀린 말이다.
둘째 이유는 두뇌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육체도 잠자는 동안에 버릴 것은 버리면서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몸도 쉬어줘야 한다.
수면 동안에는 심장박동수도 고르게 안정되고 호흡도 느려진다. 다른 몸의 부분들도 이와 마찬가지로 수면 중에는 불필요한 동작을 멈추며 재충전 시간을 갖는다.
셋째 이유는 몸의 각 기능을 리듬속에서 관장하는 호르몬 그중에서도 한창 자라나는 틴에이저들에게 중요한 성장호르몬이 분비된다. 잠든 후 2시간~3시간 동안에 집중적으로 많이 나온다. 9시부터 취침했다고 했을 보통 11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 성장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는데 이때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으면 이 호르몬은 생성될 수 없다.
이외에 역시 사춘기때 중요한 성호르몬 즉 여성 호르몬과 남성호르몬도 분비되기 때문에 십대의 규칙적인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하는 것이다.
김종현 소아 신경과 전문의 "규칙적 수면 습관, 10대부터 길러야" ▶'미국 수면학회'에서 하버드 대학생을 대상으로 성공한 학생과 실패한 학생의 원인을 연구한 결과 '타임 매니지먼트'가 열쇠인 것을 발견했다. 바쁜 시간 중에서 규칙적으로 충분한 수면을 취한 학생이 성공했다. 이들은 IQ나 학습능력에서는 별차이가 없다. 다만 똑같이 습득한 지식을 누가 더 잘 기억하느냐가 문제인데 이것은 수면 중에 두뇌에서 하는 일이다. 결국 아무리 열심히 해도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면 헛수고다. ▶규칙적인 수면 습관은 하루 아침에 안된다. 중고등학생 때부터 생활습관이 되야 가능하다. 우리의 신체리듬은 바꾼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호르몬의 생성은 신체리듬에 따라 분비되기 때문에 규칙적 수면이 필수적이다. ▶부모가 그 중요함을 인식해서 자녀의 잠자는 습관을 늦기 전에 바로 잡아 주어야 한다. 늦어도 10시에 취침해서 중고등학생의 경우는 9시간을 자도록 해야 한다.(수면학회에 따르면 오히려 초등학생보다 중고등학생들이 1시간 정도 수면을 더 취해야 건강하다) ▶주말에 몰아서 자는 것은 오히려 생체 리듬을 더 깨뜨리기 때문에 대낮까지 자는 것은 자제시킨다. ▶두뇌를 각성시키는 것을 피하게 한다. 대표적인 것이 컴퓨터 게임과 TV. 흥미진진한 책도 뇌활동을 활성화시키기 때문에 잠을 쫒는다. ▶밤참을 삼가게 한다. 특히 매운 떡볶기나 라면 등 자극성 음식은 잠을 못이루게 한다. 이외에 술 담배도 마찬가지. 정 배고프면 따끈한 우유 정도가 좋다. Q & A 잠 적게 자면 정말 살이 찌나? 살이 찌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음식을 먹었을 때 배가 부르다는 느낌 즉 포만감과 더 먹어야겠다는 공복감을 조절하는 호르몬이 렙틴(Leptin)이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않으면 렙틴 분비에 변화가 생긴다. 충분히 먹었는데도 배가 고픈 것 같아 계속 먹게 된다. 살이 찔 수 밖에 없다. 김인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