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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SAMBA의 뜨거운 리듬···'삼바 없인 못살아'

브라질 사람들 핏속 흐르는 멜로디
팍팍한 삶에 숨통…'음악 통한 혁명'

브라질 상파울루의 삼바스쿨 아기아지 오우루(황금 독수리). 새로 시작하는 한 주에 대한 부담감이 클 법한 일요일 밤이지만 이곳의 공기는 타악기(바테리아)들이 뿜어내는 흥겨운 삼바 리듬으로 가득 찼다. 스쿨에는 모두 250여 명의 회원이 모여 있었다.

연습이라 그런지 다들 평상복 차림이다. 하지만 그들의 몸짓과 열정은 진짜 삼바 카니발 못지않았다.

삼바스쿨은 학교 체육관 같은 소박한 느낌의 건물. 땀에 흥건하게 젖은 회원들은 메스트리(삼바 지휘자)의 손동작에 따라 악기를 연주하며 발을 굴렀다.

남녀노소.인종.직업의 구분을 찾을 수 없었다. 다양한 타악기가 빚어내는 화음 또한 듣는 이의 어깨를 절로 들썩이게 했다.

삼바는 브라질 사람들의 삶과 문화 그 자체였다. 해변에서 공을 차는 소년의 발끝에서도 삼바 리듬이 느껴졌다.

■ 모든 것은 삼바로

상파울루시에는 모두 130여 개의 삼바스쿨이 있다.

상파울루 주 전체의 삼바스쿨은 무려 1500여 개. 삼바 카니발이 시작된 리우데자네이루에는 더 많은 삼바스쿨이 있다. 상위급의 스쿨끼리 경쟁하는 올해 카니발에서 이 학교는 브라질 전통 수공예를 주제로 한 공연으로 4위에 올랐다.

삼바스쿨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지역 주민들의 교류 활성화다.

둘째 세대를 넘어 삼바의 전통을 전수하는 것이다. 시종일관 즐거운 표정으로 전통악기 아고고를 흔드는 여대생 마리나(20.법대 3년)를 만났다. 그에게 삼바는 어떤 의미일까.

"올해 처음 카니발에 참가했는데 행진을 알리는 북소리와 함께 심장이 힘차게 뛰기 시작했어요. 3대째 이어오는 삼바 전통 때문에 어릴 때부터 삼바 리듬에 익숙했습니다. 나중에 법조인이 돼도 삼바는 취미로 계속할 거예요. 삼바스쿨 출신인 축구선수 호나우지뉴도 취미로 삼바를 하잖아요."?

이날 화려한 옷을 입고 현란한 춤을 보여준 타이스(27.레스토랑 종업원)는 카니발의 꽃이라 불리는 밴드의 여왕이다.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섹시한 춤을 추기 때문에 늘 카메라 세례를 받는다. 하지만 그는 이것이 카니발의 전부는 아니라고 말했다.

"전체적인 조화를 위해 필요한 역할일 뿐이에요. 노출이 심하다고 더 높은 점수를 받는 것도 아니죠. 선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어요."?

■ 모두 하나로
삼바는 사람을 들뜨게 하는 흥겨운 리듬과 춤 이상의 의미가 있다. 삼바 리듬과 카니발은 인종과 세대 빈부격차 등 사람 간의 벽을 허물어뜨린다. 주민들은 삼바스쿨을 통해 한 해 카니발 농사를 기획하고 준비하며 하나가 된다.
이 스쿨의 회장 시드니 카히우오루(51.경찰)는 피부색.계층.재산 유무에 상관없이 모두가 자유롭게 만나 함께 어울리는 축제가 삼바 카니발이라며 그런 점에서 삼바는 음악을 통한 사회민주주의 혁명이라고 밝혔다.
물론 삼바가 심각한 빈부격차 등 브라질 사회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팍팍한 삶에 찌들린 서민들의 숨통을 터주고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사회적 기능을 하고 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카니발 기간에 삼바 리듬은 남미의 강렬한 태양처럼 리우데자네이루의 해변은 물론 세계 최대의 빈민촌 파벨라에도 뜨겁게 쏟아진다.
상파울루대 로렌조 마미 교수는 백인.흑인.원주민의 다양성이 합쳐진 삼바는 태생적으로 통합적 성격을 갖고 있다며 다른 문화의 여러 요소가 녹아 있기 때문에 누가 들어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바 카니발은 대도시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카니발 전용행사장을 갖추지 못한 소도시에서는 도로를 막아 임시 카니발 장소로 활용한다.
일부 삼바스쿨은 아이들에게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등 지역사회의 문화.교육적 구심점으로서의 역할도 한다. 대중음악 평론가 송기철씨는 삼바는 브라질 국민의 화합과 열정을 대변하기 때문에 대를 이어 끊임없이 사랑받는다고 말했다.
◆삼바=아프리카에서 끌려온 흑인노예들이 노동의 고통과 시름을 달래기 위해 추기 시작한 춤에서 비롯됐다. 흑인의 리듬에 백인의 악기, 원주민의 장식이 가미돼 오늘날의 삼바로 발전했다.
상파울루=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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