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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에서 딱 하루, 어디를 갈까?

미국을 대표하는 인상주의 화가 싱어 사전트의 작품 '에드워드 달리 보이트의 딸'.

미국을 대표하는 인상주의 화가 싱어 사전트의 작품 '에드워드 달리 보이트의 딸'.

보스턴에 딱 하루 머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어디를 가야할까. 별 생각없이 찾은 탓에 어디를 갈지 검색조차 하지 않았었다. 막연하게나마 하버드대는 가봐야 하지 않을까 정도. 누군가처럼 하버드대를 가겠다는 꿈을 꿔 본적도 없지만 그래도 보스턴에 왔으니 발 한번은 들여놔 봐야겠다 싶었다.

또 한 곳은 고민없이 선택했다. 보스턴 미술관이다. 보스턴 미술관은 파리의 루브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 뉴욕의 메트로폴리탄과 함께 세계 4대 미술관으로 꼽히는 곳이다. 당연히 보스턴 관광 1순위다. 그렇게 해가 지기 전까지, 교육과 미술로 세계 최고임을 자랑하는 두 곳. ‘하버드대’와 ‘보스턴 미술관'을 둘러봤다.

보스턴 미술관

보스턴의 1월은 춥다. 영하를 밑도는 날도 많다. 야외 관광은 쉽지 않다. 특히나 따뜻한 날씨에 익숙한 앤젤리노에게는 더더욱…. 그러니 겨울시즌 보스턴 관광이라면 미술관이 최적이다.

너무 느긋하게 움직여서일까. 하바드대를 본 후 보스턴 미술관에 도착하니 이미 오후 2시다. 오후 5시 문을 닫는 미술관을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은 3시간뿐이다. 발길을 재촉했다. 하지만 보스턴 미술관을 둘러보기에 3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결론이다. 겉보기에는 그리 크지 않아 보였던 미술관은 훨씬 넓고 작품은 많다.

위부터 보스턴 미술관 중앙에 위치한 카페테리아, 잭슨 폴록의 전시관.

위부터 보스턴 미술관 중앙에 위치한 카페테리아, 잭슨 폴록의 전시관.

미술관 티켓을 구입하고 전시장으로 들어섰다. 가장 먼저 눈을 사로잡는 것은 미술관 센터다. 광장처럼 널찍하다. 위로는 3층 천장까지 시원하게 뚫려있다. 그 커다란 공간에 카페테리아 외에는 별것을 두지 않았다. 미술관이어서 가능한 공간이 아닌가 싶다. 채우지 않아 여유로움을 주는 공간이다.

50만 점의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는 보스턴 미술관은 고대, 유럽, 아시아·아프리카, 미국, 현대, 판화·소묘·사진, 염직·의상 등 시대와 분야를 아우르는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관은 사방으로 흩어져 있는데 미로처럼 연결되어 있다. 자칫 꼭 봐야할 전시를 놓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먼저 지도와 보고 싶은 전시는 체크해 놓는 것이 좋다.

세계 최고의 미술관인 만큼 르누아르, 고흐, 드가, 고갱, 모네 등 세계적인 화가들의 작품들이 즐비하다.

그 중에서도 놓쳐서는 안 되는 곳은 클로드 모네의 전시관이다. 보스턴 미술관은 전 세계에서 모네의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곳 중 하나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해 5월 뉴욕의 소더비 경매에서 1억1070달러에 낙찰, 2019년 최고가를 기록한 작품 '건초더미’ 시리즈가 두 점이나 나란히 걸려있다. 그 두 점만 합쳐도 2억 달러가 넘는다. 이외에도 모네가 아내 카미유를 그린'일본 의상을 입은 여인’부터 수련, 트루빌 해안, 베퇴유 화단 등 수십점의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모네·르누아르 등 명작 즐비
한국 미술품도 1286점 달해


미국의 대표적인 초기 인상주의 화가 싱어 사전트의 전시관도 빼놓아선 안 된다. 사전트는 19세기 말 상류사회 인물들을 묘사한 초상화가로 유명하다. 전시관 중앙에 걸린 사전트의 대표작 '에드워드 달리 보이트의 딸’은 눈을 쉽게 떼기 힘들만큼 매력을 풍기는 걸작이다. 고갱의 ‘우리는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르누아르의 ‘부지발의 무도회’ 역시 꼭 봐야한다.

추상표현주의 미술의 선구자, 잭슨 폴록의 스페셜 전시가 내달 23일까지 진행중이다. 잭슨 폴록은 커다란 캔버스에 물감을 흘리고 끼얹고 튀기는 등 몸 전체로 그림을 그리는 액션 페인팅을 선보인 화가다. 20세기 문화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세계 미술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보스턴 미술관이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 미술품은 방대하다. 10만 점에 달한다. 이중 일제강점기 반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고려 사리함’ 등을 포함 한국 미술품과 문화재만 1286점을 소장하고 있다. 당연히 한국 전시관도 있다.

사실 미술관은 하루에 보기는 버겁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이틀 정도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둘러볼 것을 추천한다. 그만큼 볼만한 미술품이 즐비하다. 한번 입장권을 구입하면 열흘간 입장이 가능하니 비용부담도 없다.

보스턴 미술관은 주 7일 오픈한다. 입장료는 25달러. 시니어(65세 이상)는 23달러, 18세 이상의 학생은 23달러, 7~17세는 10달러다. 6세 이하는 무료다. 입장권에는 스페셜 전시 입장도 포함되어 있다. 무료 가이드 투어 프로그램도 상시 운영하고 있어 활용하면 좋다. ▶www.mfa.org

투어 프로그램 상시 운영
존 하버드 동상은 인기 명소
하버드 대학교


보스턴은 교육의 도시다. 하버드와 MIT, 보스턴 칼리지 등 명문대들이 밀집해 있다. 당연히 고등학생 칼리지 투어에서 단골로 꼽히는 도시다.

그 중에서도 한 곳을 가야한다면 단연 하버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자 최고의 명문대다. 게다가 전세계에 영향력을 가진 정재계 수많은 인물을 배출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포함해 역대 8명의 대통령이 하버드대를 나왔다.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 빌 게이츠, 페이스북 설립자 마크 저커버그 그리고 삼성전자의 이재용 부회장 역시 하버드대 출신이다.

겨울이어서인지 캠퍼스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종종걸음으로 바삐 제 갈 길을 재촉할 뿐이다. 조용하니 공부는 잘 될 것 같은 분위기다.

캠퍼스를 둘러보는데 몇몇의 사람들이 사진을 연신 찍고 있다. 보니 하버드대의 인기 명소, 존 하버드의 청동 동상 앞이다. 유니버시티 홀 앞에 있다. 이 동상이 유명한 이유는 동상의 발을 만지면 하버드에 입할 수 있다는 속설 때문인데 정말 얼마나 사람들이 만졌는지 구두코 끝이 반짝인다. 건축물 중에는 빅토리아 시대 하이고딕 양식의 메모리얼 홀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 남북전쟁당시 희생된 하버드 대학생들을 기리는 곳으로 무게감을 주는 건축물이다.

하버드대는 그냥 둘러보는 것보다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투어 프로그램은 상시 운영되는 편이다. 방문자 센터는 오픈하지만 2월 중순까지는 투어 일정이 없다. 올해 첫 투어는 2월 18일부터 일요일을 제외한 주 6일 운영된다. 투어는 무료이며 한 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셀프 투어를 원할 경우 가이드 팸플릿만 구입해도 된다. 영어와 한국어, 스패니시, 프렌치 등 9개국어로 번역되어있다. 3달러. 투어 참여는 선착순으로 35명까지 가능하다. 일행이 15명 이상일 경우 따로 예약을 해야한다. ▶www.harvard.edu

역사가 살아있는 보스턴

찰스강과 보스턴만 사이에 위치한 보스턴에 들어서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고풍스러운 건축물이다. 17·18세기에 지어진 벽돌 건물들이 멋스러움을 자랑한다. LA나 뉴욕 등의 다른 대도시들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보스턴은 18세기 독립혁명을 이끈 사건들이 발생한 역사적인 도시다. 18세기 보스턴은 영국의 작은 식민지였지만 미국의 정신적 중추 역할을 했다. 19세기에 들어서 인구가 급증하면서 대도시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보스턴에 수많은 명문대가 자리 잡게 된 것은 400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청교도들이 미국에 정착하자 마자 가장 먼저 공립학교와 대학을 설립했다. 청교도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그렇게 1635년 미국 내 첫 공립학교인 ‘보스턴 라틴학교’가 설립됐고 이듬해인 1636년 하버드대학교가 문을 열었다. 이후 수많은 명문대들이 자리를 잡았다.


오수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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