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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마음 열어야 진짜 열쇠공'…도둑많은 불경기에 더 성업

초이스 열쇠/최용인 사장
창업 10개월째 월매출 1만불

"문단속 하셨나요. 요즘 집에 도둑들었다는 한인들이 많아서요."

어쩔수 없는 직업병이다.

열쇠 수리업소를 차린지 이제 불과 10개월째. 아직 새내기 업주인 최용인(45) 사장은 문 잘 잠궜는지부터 물었다.

아직 경험은 일천하지만 매달 1만불 평균 매출이 기입되는 장부는 베테랑 열쇠공보다 빼곡하다.

빠르게 성장한 그의 창업기가 궁금했다.

최 사장은 99년 외환위기때 미국으로 건너온 대표적인 'IMF 이민세대'다.

"한국에서 히트를 친 '즉석 두부기계'를 만든 중견 식품업체를 운영했었죠. 돈도 제법 만졌지만 저도 IMF의 그늘에서 벗어나질 못했어요."

한인타운에서 타이어업소를 운영하는 여동생네 부부만 믿고 가족을 데리고 LA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암담했다. 밑천없이 미국건너온 다른 IMF 가족들이 그러했듯 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5년간 타이어업소에서 일하면서 차차 LA생활에 익숙해져갔다. 그리고 기회가 인연을 빌어 찾아왔다.

"어느날 타이어샵에 찾아온 손님중에 한분이 제의를 해왔어요. 열쇠수리업소에서 일해보지 않겠냐구요. 다 가르쳐주겠다고도 하시고 인연이다 싶었죠."

행운까지 뒤따랐다. 이끌어 준 은인이 나타나더니 열쇠만 30년을 만진 스승까지 만나 일대일 교습을 통해 제대로 된 기술을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또 5년 배운 기술을 바탕으로 작은 사무실을 얻어 업소를 차린 것이 지난해 5월이었다.

창업을 할 수 있었던 자신감은 5년간 해온 밑바닥 고생이 '고정고객 확보'라는 열매로 나타난 때문이었다.

"NBA 농구팀 LA클리퍼스 구단주 아내가 운영하던 대형 부동산 매니지먼트 회사를 고객으로 확보했습니다. 보유한 아파트 주민들이 문에 문제만 생기면 절 부르죠. 운이 좋았어요."

그래도 불황에 장사가 되겠나 했더니 최 사장은 웃었다. 경기가 나쁘면 도둑이 많은 법이고 그래서 문을 고쳐달라거나 잠금장치를 더 탄탄히 해달라는 주문은 더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지 않는단다.

최근 들어 도둑이 부수고 들어간 아파트 문 수리나 원거리에서 리모콘으로 문을 열고 닫을 수 있는 전기잠금장치 설치 주문이 많아진 이유도 경기 때문이다.

또 장사가 안돼 폐점하는 업체가 많아지면서 새 주인들이 정문 열쇠를 바꿔달라는 전화도 심심치 않게 걸려온다고 한다.

그렇다면 1주일에 몇번이나 금고 다이얼 옆에 '청진기를 들이대는 지' 궁금했다. 또 웃는다.

"요즘 누가 청진기 대고 금고 엽니까. 드릴로 구멍을 내고 내시경을 넣어서 화면을 보고 맞추죠."

그래서 가장 '따기' 어려운 잠금장치가 드릴이 안먹는 경우라고 한다. 도어놉은 메데코(Medeco)라는 브랜드가 그래서 가장 열기 어렵다. 드릴로 구멍을 내야 할 자리에 강철을 심어놓아 보안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시간문제일 뿐이지 못여는 문이나 자물쇠는 없어요. 원리만 파악하고 인내심만 있으면 '딸깍'하고 열려요."

그래도 열 수 없었던 자물쇠가 있었을 것 아니냐고 물고 늘어졌더니 현답이 돌아왔다.

"고객 마음을 열기가 가장 어려워요. 1회성 수리비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고객을 소개받으려면 진실이라는 열쇠밖엔 다른 방도가 없어요."

그에게 성공의 문을 여는 만능키는 성실함과 진실성이었다.

정구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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