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산책 -43] 사우스스트릿 항구박물관…뉴욕항 역사 400년 집대성
독립·남북 전쟁 당시 중요한 역할
침몰한 타이타닉 관련자료도 소장
지금의 맨해튼은 세계의 수도 뉴욕시의 중심지로 금융과 유통, 무역 등 각종 산업과 경제의 무대가 되고 있지만 이미 오래 전부터 세계적인 규모의 항구기도 했다.
1624년 네덜란드 서인도회사의 상인 그룹이 미국에 처음 들어와 정착한 곳도 현재의 17번 부두와 서쪽 월스트릿이 있는 곳이다. 이후 미국이 독립전쟁과 건국, 남북전쟁 등을 겪을 때도 17번 부두가 있는 사우스스트릿 항구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미국은 18세기 광대한 자연환경을 토대로 목축과 농업의 1차 산업으로 국민들의 먹고 마시는 문제를 해결한 뒤 광업과 제조업으로 경제를 끌어올려 19세기부터 해양으로 본격 진출했다.
미국의 해양을 통한 대외개척과 유럽 등과의 무역을 하는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관문 역할을 한 곳도 바로 사우스스트릿 항구다. 엘리스아일랜드 이민청사가 만들어지기 전 19세기 많은 유럽 이민자들이 이곳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기도 했다.
항구박물관은 이러한 사우스스트릿 항구와 관련된 역사적인 자료를 수집, 연구해 일반에 전시하고 있다. 항구박물관은 옛 풀턴 수산시장의 남쪽에 있는데 1810년 선박회사와 무역을 하던 피터 슈머혼이 지은 주상복합 건물이다.
100년 전까지만 해도 호텔과 레스토랑, 많은 가게들이 있던 큰 건물이었다. 몇 번의 증개축을 거치긴 했지만 과거 항구가 번성하던 시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1967년 뉴욕주가 사적 건물로 지정하면서 안에 항구박물관을 만들었다.
항구박물관은 그림과 사진, 선박 소형 모델, 선박 건조 장비와 도구, 항구의 역사 자료 등을 소장하고 있는데 특히 미국 해양화(海洋畵) 분야의 최고로 평가 받고 있는 제임스 에드워드와 던컨 맥팔레인의 콜렉션이 유명하다.
또 바다를 사랑해 직접 요트를 타고 해양 관련 수집품을 모으기도 했던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 콜렉션(배와 얼굴 등이 그려진 해구 이빨 등)이 따로 있고 역사적 선박인 퀸 매리와 타이타닉 관련 자료도 전시돼 있다.
또 항구박물관과 함께 항구 역사구역에는 타이타닉이 침몰한 뒤 1913년 만들어진 ‘타이타닉 기념 등대’, 페킹(Peking)호 등 대형 범선들(부두에 정박돼 승선 가능), 스케이트장, 이스트리버와 브루클린브리지를 볼 수 있는 전망대, 기념품 쇼핑센터와 식당가 등이 있어 가족들이 함께 역사를 공부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박종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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