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미국구두수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부터 지금까지 전국의 구두수선업체들의 매출은 평균 25~45% 정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자들은 "평생 단 한번도 구두 수선점을 찾지 않았던 사람들이 구두 살 돈을 아끼기 위해 신던 신발을 수선해 신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한다.
LA 한인타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림픽 구두수선 송관식 사장은 "불경기 이후 구두 수선량이 평소보다 30%이상 늘었다"고 말한다. 하루 평균 20 켤레의 구두를 수선하는 수준.
구두 굽을 갈거나 바랜 색을 염색하고 떨어진 샌들을 고치는 등의 일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구두를 넓히거나 줄이는 사람도 많아졌다. 심지어 새 구두를 사자마자 들고 오는 사람도 많다.
"아예 신기도 전에 구두창을 하나 더 대달라며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요. 조금이라도 더 오래 신으려는거죠."
수선집을 찾는 사람들의 구두는 가지각색이지만 그들의 머릿속 생각은 하나 '절약'이다. 저렴한 돈으로 헌 구두를 수선해 새 신발 살 돈을 절약해보겠다는 의도다. 서비스에 따라 5~30달러로 수선비는 차이가 나지만 조금만 손을 보면 '편안한 새 구두' 같은 느낌까지 들게 해 고객들의 만족도도 크다.
2년 동안 신던 신발의 굽을 갈기 위해 구두 수선집을 찾은 스티브 정씨는 "비싼 돈 주고 구두 하나를 더 사기보다는 적은 돈으로 신던 구두를 새 것처럼 고쳐 신는게 더 낫다"며 "조만간 집에 있던 안 신던 구두들도 다 손을 봐서 신으려고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수선점을 찾는 고객층도 넓어졌다. 해피구두수선의 권경무 사장은 "예전엔 40대 이상 손님이 많았지만 요즘은 젊은 손님들이 많이 온다"고 전한다. 명품을 선호하는 젊은 층이 비싼 구두를 자꾸 다시 고쳐 신는 추세라는 것.
"수선이 완료돼 손님들이 찾아가기만 하면 되는 구두만 100켤레가 넘을 만큼 인기입니다. 요샌 구두 뿐 아니라 핸드백이나 벨트 등의 수선도 크게 늘었어요."
그간 구두 수선에 대해 '배보다 배꼽이 크지 않겠냐'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도 많았지만 한 켤레에 500달러를 거뜬히 넘는 명품 구두들이 인기를 끌면서 수선을 통해 조금이라도 구두를 오래 신어 보자는 분위기도 확산된 상태다.
새 명품 구두 생각이 간절한 사람들은 수선을 넘어 구두 '리모델링'점을 찾기도 한다. 85~100달러 가량 비용을 들여 헌 구두를 새로운 디자인의 명품 구두와 똑같은 모양과 색깔로 변형하는가 하면 못쓰는 명품 핸드백의 패브릭을 헌 구두에 덧 씌워 그럴듯한 '새 명품 구두' 한 켤레를 만들어 신는 식이다.
구두 리모델링 전문점 '엘레치아'의 마이클 정 사장은 "요새 같은 불경기엔 구두 리모델링이 '베스트 아이디어'라며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헌 명품 구두는 버리기 아깝고 새 명품 구두는 살 형편이 안 된다며 구두 리모델링을 원하는 많은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중"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