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학년 아들을 둔 나의 요즘 최대 관심사는 아들의 중학교 선택이다. 주변에 보면 "그냥 집 근처 학교를 보내면 되지" 하며 자녀의 중학교 선택을 가볍게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나를 포함한 많은 학부모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학교에서 같은 학년의 학부모들을 만나면 인사와 함께 나오는 첫번째 질문이 "자녀를 어떤 중학교로 보낼 것인가?"이다.닥쳐서 급하게 준비하는 것이 싫어서 작년부터 미리미리 자녀의 중학교를 선택해 놓으려고 했었다. 하지만 미국에서 생활을 시작한 지 5년 밖에 안 되는 내가 혼자서 아들의 중학교를 찾아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고민하고 있을 즈음에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서 5학년 부모를 대상으로 'Middle School Night'을 개최했다. '주변의 중학교들을 안내해 주는 정도겠지'라는 내 예상과는 달리 이 행사는 중학교 선택의 기본 가이드를 제공해 주었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우선 통학 가능한 거리의 학교를 알아보고 자녀의 장점과 흥미를 고려해 학교를 정하라는 것이었다.
부모의 차로 등하교가 가능하다면 Greatschools.com이라는 싸이트를 통해 자녀에게 적합한 차터스쿨을 찾아보라고 했다. 아니면 무료 스쿨버스가 제공되는 메그닛스쿨에 지원하라고 조언해 주었다.
학교마다 커리큘럼과 중점을 두는 부분들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직접 자녀들과 학교를 방문해서 미리 점검해 볼 것을 권했다. 많은 장학금 혜택이 있는 점을 강조해 주면서 좋은 사립학교의 선정도 고려해 보라고 했다.
이런 정보들로부터 많은 도움은 받았지만 여전히 아들의 중학교를 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중학교 시절은 아이들이 사춘기로 접어드는 시기다. 민감하며 예민하고 주변 환경들에 쉽게 유혹을 받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단지 학교 성적만 우수하다고 그 학교를 쉽게 지원할 수가 없는 것이다. 주변 환경도 점검해 보아야 하고 학교의 기본 이념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하루는 아들 중학교를 여기 저기 알아보다가 지쳐서 남편에게 푸념을 늘어 놓았다.
"어디 우리 아들이 중학교 시절을 학업뿐 아니라 정신과 정서 신체적으로도 건전하고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 좋은 학교가 없을까?"
유난스럽다는 표정을 하며 남편은 내게 그냥 홈스쿨을 하라고 핀잔을 주었다.
아들 중학교 선정에 너무 연연하는 나의 모습이 남편의 눈에는 조금 지나 치다고 느껴졌나 보다. 남편의 말을 듣고 보니 내 욕심이 조금 과했던 것 같기도 했다. '내 아들에게 딱 맞는 완벽한 중학교가 이 세상에 과연 있을 수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자녀의 장점과 관심 분야 가치관 등이 어느 정도 고려된 학교를 선정하고 나머지 부분은 가정에서 내가 채워주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학교 담임 선생님의 조언과 아들의 의견을 존중해서 세 군데 중학교에 원서를 냈다. 최근에 자녀를 중학교에 보낸 선배 엄마들의 경험담들도 아들의 지원할 중학교를 선정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부족한 영어로 지원할 학교를 다니며 원서를 받고 서류를 작성하는 과정들 또한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런 경험을 통해 엄마인 나도 이 곳 미국의 교육 제도들을 실질적으로 배우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된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고 아들과 함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내 아들이 입학할 중학교가 어떤 학교로 정해지든지 나는 그 학교가 우리 아이에게 최고의 학교라는 믿음을 가질 것이다. 그 믿음의 마음을 내 자녀가 중학교에 다니는 내내 간직할 것이다. 내 자녀가 학교에 대한 자긍심으로 행복한 중학교 시절을 만들어가길 바라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