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산책 -44] 연방홀 국가기념비···'건국의 역사를 담고 있는 기념관'
18세기 뉴욕의 시청 건물이었던 곳
워싱턴 대통령 취임사 원고 등 전시
연방홀도 경비가 엄하지만 특별한 검문 검색 없이 무료로 입장할 수 있고 일단 들어서면 건물 내부의 고전적인 건축 분위기와 고색창연한 자료들이 전시돼 있어 바깥의 분위기와는 달리 역사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연방홀은 어쩌면 미국 역사의 핵과 같은 곳이다. 현재의 연방홀은 1842년 새로 지어진 것이지만 미국의 대영항쟁과 독립, 건국과 관련 가장 상징적인 역할을 한 곳이다.
일단 연방홀은 18세기 미국이 영국의 식민지였을 무렵 뉴욕시의 시청 건물이었다. 당시 미국의 중심이 뉴욕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식민지 미국의 정치 외교 행정의 중심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영국의 가혹한 식민통치가 계속되자 1765년 미국의 지역 유지(대의원이지만 사실상 사병과 장원을 소유한 군산복합 호족)들은 연방홀에 모여 유명한 ‘정치적 대표성 없이 과세는 없다’는 내용의 선언을 하고 결국 이것이 도화선이 돼 미국 건국의 토대가 된 독립전쟁에 들어간다.
독립전쟁에서 승리한 미국은 군 사령관이던 조지 워싱턴을 초대 대통령(당시 일부 호족들은 워싱턴에게 왕위에 오르라고 종용)으로 추대했는데 워싱턴이 대통령 취임식을 갖고 선서를 한 곳도 연방홀이다. 연방홀은 1862년 연방중앙은행 건물로 바뀌었고 지하실에 국가 잉여 달러와 함께 태환 화폐인 달러 운용을 지원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금과 은을 보관하는 나라 금고 역할을 하기도 했다.
연방홀은 이후 기념관으로 개조됐는데 현재는 워싱턴 대통령의 취임사 원고, 남북 전쟁 당시의 무기와 자료, 뉴욕시의 역사와 발전 관련 자료, 연방준비은행 청사로 사용되던 당시의 자료 등이 상설 전시되고 있다. 현재는 링컨 대통령 관련 유물 자료 전시 중. 특히 상설 전시되고 있는 자료 중에는 만주족이 화족(華族)을 지배하던 19세기 청나라 말기 미국에 먼저 와 있던 한 중국인 이민자가 북경에 있던 부인과 자녀를 초청할 때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색 바랜 가족사진과 이민 자료가 전시돼 있어 눈길을 끈다.
박종원 기자 [email protected]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