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가 다시 한 번 미국 땅에서 전설을 만들었다. 3년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에 오르며 한국 야구의 위상을 전세계에 알린 한국팀은 17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회 WBC 8강전에서 다시 일본을 4-1로 꺾고 4강에 진출하는 저력을 보였다.
한국은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때도 야구 강국인 일본 미국 쿠바를 완벽하게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더 이상 한국 야구 수준이 변방이 아님을 분명하게 보여준 한 판이었다. 대표팀 김인식 감독은 '신 일본킬러' 봉중근을 선발로 내세웠다. 봉중근은 지난 9일 WBC 아시아라운드 조수위 결정을 위한 일본전에 선발등판 5.1이닝 3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일본은 팀의 최고 에이스 다르빗슈 유로 맞섰다. 봉중근은 1회초 상대 톱타자 스즈키 이치로를 내야 땅볼로 처리하는 등 무실점으로 가볍게 출발했다. 1회말 공격에 나선 한국은 이용규가 좌전 안타로 포문을 열면서 기세를 올렸다.
이용규는 곧바로 2루 도루에 성공하며 톱타자로서의 진가를 높였다. 정근우의 내야 안타로 만든 무사 13루에서 3번 타자 김현수가 2루수 앞 평범한 병살타성 땅볼을 날렸으나 일본 내야진의 실책으로 행운의 선취점을 뽑았다. 계속된 1 2루에서는 4번 김태균이 볼넷을 얻어 만루의 기회를 만들었다.
추신수가 삼진으로 물러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진영이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날려 3-0으로 스코어를 벌렸다. 봉중근은 2 3회에 각각 선두 타자들에게 볼넷을 내주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4회까지 1개의 안타만 허용한 채 일본 타선을 잠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