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길들이기, 5천500년 전 시작
Los Angeles
2009.03.18 18:39
예상보다 1000년 더 앞서…재갈 흔적 등 증거 발견
사람들이 말을 길들인 최초의 증거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1천년 앞선 5천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됐다.
영국 엑시터 대학 연구진은 카자흐스탄 북부의 우랄산맥 동쪽 들판에서 최소한 5천500년 전 것으로 추정되는 말들의 뼈와 이빨 말젖을 담는데 사용됐던 도기 파편 등 말 사육의 증거들을 발견했다고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 말들의 다리뼈가 같은 시기의 야생마에 비해 가늘다는 데서 이들이 선택적으로 교배됐음을 확인했고 재갈을 물린 요즘 말처럼 이빨에 손상이 남아 있다는 것도 알아냈다. 이는 당시 사람들이 말을 타기도 했음을 뜻하는 것이다.
이들은 또 첨단 기술을 이용 도기 파편에 남은 말젖의 지방 성분을 확인했다.
지금까지 일부 학자들은 카자흐스탄의 옛 부족 보타이족이 세계 최초로 말을 탔을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으나 증거가 불충분해 이들이 단순히 말을 사냥했을 것이라는 반론을 극복하지 못했었다.
말을 길들인다는 것은 통신과 수송 농업 전쟁 등에 있어 큰 발전을 의미하는 것으로 연구진은 이 발견을 통해 인류 초기사회가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지금까지와 다른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한 이 발견으로 근동과 중국 등 잘 알려진 동물 사육 중심지와 동떨어진 지역에서도 동물 사육과 완전히 틀을 갖춘 유목경제의 발달이 독자적으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카자흐스탄과 몽골 주민들이 지금도 말젖을 발효시킨 음료를 마시고 있지만 그 역사가 이처럼 뿌리깊다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약1만5천년 전부터 길들여지기 시작한 개나 식용동물인 양 염소 돼지와 달리 말은 인류의 생활에 비교적 늦게 등장했다.
이 연구와 무관한 하트윅대학의 데이비드 앤서니 교수는 "말을 길들이기 시작한 것 자체보다는 말을 타기 시작했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사람이 말을 타기 시작하면서부터 수송에 혁명이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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