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다저스 구장엔 WBC 사상 최다인 5만4840명의 관중이 몰렸고 한국 야구 응원단인 '파란 도깨비'와 일본 '사무라이 재팬' 응원단이 펼치는 장외대결도 뜨거웠다.
일본 선발투수인 이와쿠마 히사시의 공을 공략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이와쿠마는 8회 2사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삼진 6개를 뽑았고 4안타 2실점으로 한국 타선을 틀어막았다.
한국은 이번 대회 들어 일본을 상대로 2승을 올린 봉중근을 선발로 내세웠지만 볼끝의 위력이 떨어졌고 투구수도 많았다.
1회와 2회 실점 위기를 힘겼게 넘긴 봉중근은 그러나 3회초 선두타자 나카지마 히로유키에게 내야안타를 맞고 아오키 노리치카를 2루수 실책으로 출루시킨 뒤 1사 13루에서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에게 우전안타를 맞아 선취점을 허용했다. 5회엔 무사 13루를 자초해 결국 정현욱으로 교체됐다.
정현욱이 마운드를 지키는 가운데 한국은 5회말 유일한 메이저리거인 추신수가 동점 중월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베네수엘라와 준결승에서 3점홈런을 날린 데 이어 2경기 연속 홈런.
팽팽한 접전이 이어지는듯 했지만 정현욱은 7회에 갑자기 흔들렸다. 정현욱은 무사 13루에서 나카지마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1-2로 뒤졌고 8회에는 1사 뒤 우치카와에게 우전안타를 맞았다.
한국 벤치는 류현진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실점을 막아내진 못했다. 류현진은 선두타자 이나바에게 1루를 타고 넘어가는 2루타를 맞은 뒤 이와무라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점수차가 1-3으로 벌어졌다.
그러나 태극전사들은 호락호락 주저앉지는 않았다. 한국은 8회말 이범호의 2루타와 이대호의 희생타로 2-3으로 따라 붙었다. 9회에도 다시 이범호가 극적인 좌전 적시타를 날려 동점을 만드는 뒷심을 발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