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서 열린 USA 토너먼트 내셔널 은메달, 주니어 동메달 수상 “양궁, 경쟁보다 즐기고 싶다”
지난 1일 버지니아의 해리스버그에서 열린 2020 USA 내셔널 토너먼트 실내양궁대회에서 12세의 대니엘 강(사진 왼쪽)이 2관왕을 차지해 눈길을 끌고 있다.
놀라운 점은 그가 양궁을 제대로 시작한 지 6개월 정도밖에 안 됐다는 것. 강 군은 주니어들만 참가하는 JOAD 대회 리커브 컵 부분에서는 3등인 동메달을 수상했다. 다음날 일반인들도 같이 참가하는 내셔널 대회에서는 리커브 컵 부분에서 2등인 은메달을 차지했다.
12일 강 군은 가족과 함께 본보를 방문했다. 그의 손을 잡은 아버지의 얼굴이 어딘가 낯익는다 싶었는데 알고보니 1980년대 한국 가요계를 주름잡았던 가수 겸 작곡가 강인원씨(사진 오른쪽)였다.
아버지 강인원 씨는 “옆에서 가만히 보면 대니엘은 사실 음악과 미술에 더 소질이 있다. 나를 닮은 것 같다.(웃음) 대니엘이 그쪽에는 지금 당장 관심이 많이 없어서 강요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고등학교 쯤 되면 그 부분에 흥미를 가질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하는 그의 말투와 표정에서 아들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나왔다.
“한국에서 다 저를 기다려요. 아들이 2관왕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다들 한턱 내라고 난리죠.(웃음)” 강인원 씨는 몇년 전 갑상선 암을 치료하고 현재 작곡과 편곡, 축제의 총연출 및 총감독 업무 등을 하고있다. 갑상선 암을 앓았던 탓에 예전 목소리의 70~80% 정도밖에 쓰지를 못하지만 그래도 그는 여전히 노래를 하는 것이 즐겁다고 했다.
지금 맡은 업무가 대부분 한국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지만 아들이나 아내에게 이슈가 있을 경우 두 발 벗고 달려올 정도로 가정적이다. 이번에도 아들의 인생 첫 양궁 대회를 관람하기 위해 달려왔다.
대니엘 강 군은 이번 대회가 인생 첫 대회였다. 양궁 시작 6개월만에 이런 성과를 낸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강 군은 무심하게 “별다른 생각이 없다”고 말했지만 “다음 대회에서는 더 열심히 해서 1등을 하고 싶다”며 은근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실 강 군은 ‘경쟁 양궁’보다 ‘즐기는 양궁’을 더 좋아한다고.
강 군이 처음 양궁에 발을 들이게 된 건 사촌의 영향이 컸다. 사촌이 이미 양궁을 시작하고 있었기에 자연스레 호기심이 갔다. 지난해 9월 제대로 양궁 아카데미에 등록한 강 군은 매주 주말이면 개인레슨 1시간, 클럽레슨 2시간 등 3시간씩 양궁 훈련을 한다.
강 군은 지난해 6월 신설된 앰엔제이 양궁 아카데미 소속이다. 앰앤제이 양궁 아카데미에는 강 군처럼 주니어들뿐만 아니라 취미생활을 즐기기 위한 일반인들도 많이 등록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