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이 막을 내렸다. 한국팀은 결승에서 일본에게 분패 아쉽게도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태극전사 28명의 '위대한 도전'으로 인해 남가주 한인들은 꿈같은 날들을 보냈다.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과 불경기로 시름하던 한인들은 한국팀의 선전으로 인해 잠시나마 불안감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또한 경기초반 약체로 평가됐지만 정신력과 단결력으로 강팀들을 연이어 격파하는 모습에 한인들은 환호와 감격을 쏟아냈으며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기도 했다.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9회말 2아웃에서 동점을 만들어 내자 경기를 지켜보던 관중들은 너나할 것 없이 한국팀의 저력과 끈기에 큰 감동을 받았다.
특히 1.5세 2세 자녀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부모들에겐 '조국 코리아'를 알려 줄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교육의 장이 되었다.
결승전에서 만난 한 40대 가장은 "주변 대부분이 일본 관중들이어서 조용히 응원하고 있는데 미국에서 태어난 아들이 큰 소리로 '대~한민국'을 외치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뿌듯했다"며 "입장권이 비싸서 오지말까 망설이기도 했지만 아들에게 애국심도 길러주고 오길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인사회는 '대~한민국'이란 이름아래 다시 한번 하나가 됐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경기규칙을 모르는 사람들도 조국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비록 한국팀은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그들이 한인사회에 남긴 열매는 우승 트로피보다 더욱 값진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