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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식의 50개주 최고봉 등정기] 산악인 넋 달래줄 추모비가···

맥킨리 산(알래스카)-하편

산에 들면 가득한 정기 있으매 푸른 기운 솟고 산의 자연 있으매 맑은 물도 흘러 우리 생명 더 불어 모든 생명 사노니 북미주의 최고봉 맥킨리여 만고불변하여라.

빙하 위에 서서 구름에 가려있는 정상 쪽을 바라보니 만감이 교차한다.

차디찬 저 얼음장 속에는 산을 사랑했던 젊은 사람의 영혼들이 수없이 묻혀있을 터. 매년 십수명씩 조난을 당한단다.

탈키트나(Talkeetna) 레인저 스테이션에서만 입산 허가를 내주는데 매년 신청자 1200명 중에 절반밖에 성공하지 못하고 그 중에서도 1%는 윤화를 당한단다.

베이스 캠프의 한여름 평균 기온이 화씨 10도에서 50도 사이라니 얼마나 혹독한 추위와 싸우며 온갖 역경을 이겨내야 하는가는 불문가지다. 거기다 수많은 크레버스와 눈사태 강풍 동사로 도처에 어려운 난관이 깔려있으니 그만한 희생자가 나올 법도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등반에 가장 좋은 계절로는 4월에서 7월 사이며 허가 비용은 1인당 250불이고 경비행기 탑승 비용은 체중 125파운드까지가 525불이고 1파운드 초과시1불씩 추가 비용이 든다.

비행장 바로 옆에 있는 탈키트나 공원 묘지에는 고상돈과 이일교 두 대한남아의 추모비가 있고 그 옆에는 두 사람 말고도 6명의 한국 산악인들의 위패가 봉안돼 있다.

맥킨리 산 정상을 정복하다가 희생된 위패들을 살펴보니 2007년까지 미국인이 71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일본사람 22명 캐나다 12명 그리고 한국이 8명으로 4위에 올라있으니 산으로의 불타는 향념을 중도에 멈춘 젊은 넋을 어떻게 달래 주어야 할지 모르겠다.

마지막 날 그래도 혹시나 싶어 다시 수십 마일을 반대 방향으로 올라가 공원 안으로 들어가 새비지 강 쪽으로 가는데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아니면 젊은 영령들의 한이라도 풀어주기 위함이었던가.

늘상 허리를 감고 풀어주질 않던 구름들이 실오라기 하나 없이 직선 거리 70마일 밖에서도 선명하고도 웅장한 전라의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나?

처음에는 내 눈을 의심할 정도로 의아했지만 버스에서 내린 관광객들의 환호와 탄성이 범벅이 되면서 카메라에 담기 바쁘다.

어제 경 비행기를 타고 네 품 속을 파고 들어 젊은 영령들을 위로한 보람이 있었구나. 앵커리지로 내려와 알래스카에 대한 IMAX 영화를 보니 더욱 감명이 크다.

미국은 과연 축복의 나라다. 순록들이 초원에서 풀을 뜯어 먹는 걸 봐도 평화와 축복이요 이 큰 땅 덩어리가 넝쿨 채 굴러 들어온 것을 봐도 큰 축복이요 또한 감명이다. 반대로 소련은 또 얼마나 후회와 탄식이 클지 아마 개인 같았으면 속병이라도 깊게 들어 제 명에 살지도 못했으리라.

김평식〈에버그린 등산 클럽 213-44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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