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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하얀 수선화

New York

2020.04.2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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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 속에서도
어두움 헤치고 수줍게 고개 숙인 선녀
시샘도 없이 순서를 외면하지 않은 채
외로움을 견디며 바람 따라하늘거린다

온 세계를 위협하는 바이러스
형체도 냄새도 없이 일상을 흔들어 놓고
주어진 거리만큼 너와 나 서로 그리워하다
상처 난 봄을 다독여본다

초록과 만남의 환희도
아픈 노래로
한 조각구름 따라 멀어져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상인 것을

모두가 자연이고 우주가 된다


이재숙 / 수필가·리버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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