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평식의 50개주 최고봉 등정기] 맥킨리 보다 힘든 812피트 평지
제리모스 힐(로드 아일랜드)
종기가 작으면 고름도 작다고 50개 주 가운데 면적도 제일 작은 주인데 101번 선상의 커네티컷 주 경계선에 위치해 있는 제리모스 힐은 말이 힐(Hill)이지 힐도 아니고 그저 평지일 뿐이다.
그러나 도로에서 소방도로를 따라 차로 들어가면 1~2분 걸어 들어가도 5~6분 정도면 충분한데 제리모스 힐 가기가 알래스카의 맥킨리 정상 올라가기 보다 더 어려웠었다는 사실에는 그저 황당하고 의아해질 뿐이다.
일반 등산가들은 아예 들어갈 생각조차 하지 않겠지만 50개 주 최고봉만을 찾아 다니는 사람들은 로드 아일랜드 주만 빼 놓을 수도 없어 속을 썩이며 안달을 하여도 못 들어 오게 하는 사람의 부동산 경계 안으로 허락도 없이 들어 갈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바로 입구에 살고 있던 리처드슨이라는 땅 주인이 애초에는 개방을 하여 별 어려움 없이 드나들었는데 소수의 방문객들이 밤낮으로 소란을 피우고 쓰레기와 오물을 버리고 가서 나중에는 참다 못해 철통같이 막아 버리게 된 것이다. 한 것만큼 되돌아 온다는 업보가 아닌가?
50개 주 최고봉 협회 회장이 땅 주인을 찾아가 아무리 사정을 하여도 별 무 소용이 없으니 그래서 생겨난 말이 제리모스 힐을 들어가기란 맥킨리 정상을 정복하는 것보다 더 힘들다는 후문이 돌게 되었는데 2005년도에 제프라는 사람이 이 일대의 땅을 전부 매입하는 바람에 숨통이 트이게 되었다.
지금은 리처드슨이 살던 집 앞의 소방도로로도 들어갈 수 있으나 입간판이 서 있는 옆으로 잔 자갈을 깔아 만들어 놓은 등산로를 따라 조금 들어가면 소방도로를 사이에 두고 1968년도에 만든 #1과 #2 두 개의 벤치마크가 각각 1개씩 있는데 사실은 이 곳이 정상이 아니고 소방도로를 따라 끝까지 들어가면 조그마한 주차장이 나온다.
옛날에 이곳에서 천체를 관찰했었던 흔적이 지금도 남아 있는데 방명록 함이 매달려 있는 큰 소나무 뒤의 바위 위가 최고봉 지점이다.
영웅 호걸도 시절을 잘 타고 나야 한다는 말과 같이 맥킨리 올라가는 것보다 더 힘들었다는 이곳을 제프라는 사람이 수많은 사람들을 영웅 호걸을 만들어 주었으니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땡큐 미스터 제프!
김평식 〈에버그린 등산 클럽 213-445-0320>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