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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박물관 산책-49] 미국인디언박물관

30만년 전 유물 등 흥망사 기록
17~18세기 고유 의상 전시 중

미국인디언박물관(National Museum of the American Indian)은 맨해튼 남단 배터리파크 동쪽에 있다. 건축가 카스 길버트의 설계를 바탕으로 1907년에 만들어진 7층 높이의 고전적인 석조건물 양식의 연방 조세청 건물 안에 있다.

박물관이 이 건물 모두를 쓰는 것은 아니고 서쪽의 한 부분을 나눠 1층과 2층을 쓰고 나머지는 조세청과 뉴욕시 파산법원 등이 쓰고 있다. 박물관은 북쪽 입구로 들어가는 데 보안검색이 매우 까다로워 재킷을 벗는 것은 물론 시계와 지갑, 허리 벨트까지 모두 풀어놔야 한다.

건물 입구에는 대리석으로 만든 뛰어난 예술성의 여성 군상 조각 4개가 서 있는데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과 아메리카 등 4대륙을 상징하고 있다. 워싱턴 DC에 있는 에이브러햄 링컨 기념관 내의 링컨 대통령 전신 조각으로 유명한 대니얼 체스터 프랜치가 만든 작품이다.

인디언은 본래 아시아 대륙의 황인종이었는데, 수십만년 전 베링해를 거쳐 미국 대륙으로 들어와 민족별로 나눠 살았다. 일부는 멕시코를 거쳐 남미로 들어가 잉카와 아즈텍, 마야 문명을 일으켰다.

미국인디언박물관은 전세계 박물관 중 이들 인디언 관련 유물, 역사 자료, 사진, 서적, 미술과 공예품 등을 소장한 콜렉션으로는 가장 큰 규모다. 2009년 현재 분류 목록 기준으로 26만6000여점(낱개로는 82만5000개)을 소장하고 있다. 여기에는 북미 대륙 각 지역의 부족과 민족들의 발흥과 역사전개 과정에서 만들어진 인류학적 고고학적 자료와 함께 캐리비언 지역과 남미 대륙 인디언 관련 자료까지 망라돼 있다. 지역적으로 분류하면 캐나다 인디언 관련 자료가 3.5%, 멕시코와 중미 인디언이 10%, 남미가 11%, 그리고 내용적으로는 전체의 절반 정도인 55%가 30만년에서 5000년 전까지 미국 대륙에서 진행된 구석기와 신석기 시대 유물 자료다.

그러나 미국인디언박물관은 실제로는 박물관보다 전시장에 가깝다. 인디언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료가 상설 전시돼 있는 것이 아니고 대부분의 전시장에서 인디언과 관련된 미술과 역사 자료 등을 주제별로 전시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대륙의 주인이었던 인디언들이 30만년 전 어떻게 살았고 어떻게 문화와 민족을 일으켰으며 유럽에서 온 백인들에게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스러져 갔는가, 또는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미국 대륙이 인디언 민족국가들에서 어떻게 미합중국으로 변화하게 됐는가 등에 대한 통시적 안목을 제공하는 데는 미흡하다.

현재는 17세기와 18세기 미 전역에 지역별로 나눠 살았던 인디언 민족들의 고유 의상 전시와 인디언 미술 전시가 열리고 있다. 우리와 같이 엉덩이에 푸른 반점이 있는 인디언들의 흥망사를 알고 싶어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 입장에서는 인디언 역사와 문화가 엔터테인먼트화되고 있는 것을 보고 한편으로 깊은 회한을 느낀다.

박종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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